미전실 해체 이후 컨트롤타워 사라져… 사업지원TF에 쏠린 눈[2024 재계 인맥 대탐구]

미전실 해체 이후 컨트롤타워 사라져… 사업지원TF에 쏠린 눈[2024 재계 인맥 대탐구]

김헌주 기자
김헌주 기자
입력 2024-05-07 00:08
업데이트 2024-05-07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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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재계의 세대교체 <1>삼성

삼성 그룹내 3개 부문별 TF 운영
신사업 추진보다는 관리에 방점
컨트롤타워 부활 땐 정현호 중심

“국민 여러분께 부정적인 인식이 있다면 미래전략실(미전실)을 없애겠다.”

2016년 12월 이재용 당시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회 청문회에서 언급한 미전실 해체는 이듬해 2월 국정농단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날 곧바로 실행에 옮겨졌다. 계열사 간 사업 조정, 인사, 내부 감사 등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해 온 그룹 컨트롤타워가 ‘총수 부재’와 함께 역사 속으로 사라진 것이다.

미전실은 1959년 이병철 삼성 창업주 지시로 만들어진 비서실이 토대다. 삼성물산 안에 설치된 비서실은 초반에는 소규모였지만 그룹 규모가 커지면서 기능도 확대됐고 1970년 이후 막강 조직으로 거듭났다. 특히 강도 높은 내부 감사는 계열사 임직원들이 벌벌 떨 정도였다고 한다. 비서실장은 그룹 내 2인자로 통했다.

1998년 외환위기 직후 계열사 사업, 인력 조정이 현안으로 떠오르면서 비서실은 구조조정본부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8년 뒤인 2006년 ‘삼성 X파일 사건’으로 구조본은 전략기획실로 축소됐다. 2008년 삼성특검 직후 해체됐던 전략기획실은 2년 뒤인 2010년 고 이건희 선대회장의 경영 복귀와 함께 미전실로 부활했다. 그러나 미전실도 7년을 못 버티고 문을 닫았다.

‘총수-미전실-계열사 사장단’으로 이어지는 3각 체제가 계열사 간 자율경영 체제로 바뀌었지만 효율적인 그룹 운영을 위해선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계속 나오고 있다.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장도 개인 의견을 전제로 컨트롤타워 필요성을 제기했다.

현재 삼성은 전자 계열사 중심의 사업지원(삼성전자), 금융경쟁력제고(삼성생명), EPC(설계·조달·시공) 경쟁력강화(삼성물산) 등 사업 부문별로 3개의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고 있다. TF가 중장기 사업전략 수립 지원, 계열사 간 시너지 발굴 등의 역할을 맡고 있지만 과감한 신사업 추진 등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기술을 제대로 아는 전략가와 재무·관리통이 서로 치열하게 논의하면서 미래와 현재를 모두 챙겨야 하는데 지금은 미래보다는 현 상황 관리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사업지원TF장은 정현호(64) 부회장으로 미전실 경영진단팀장, 인사지원팀장을 지낸 인물이다. 2017년 미전실 해체 당시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9개월 만에 TF장으로 복귀하며 이재용 회장의 신임을 확인했다. 사업지원TF가 그룹 컨트롤타워로 승격될지는 예단할 수 없지만 컨트롤타워 부활이 추진된다면 TF가 그 중심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헌주 기자
2024-05-07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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