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다큐] 전통과 과학의 만남…새바람 부는 우리술

술아원 강 대표가 다단증류기에서 술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점검하고 있다.
그러던 것이 일제강점기에 이르러 그 맥이 끊어졌다. 광복 이후에도 우리 술 문화를 복원하고자 했으나 비법이 구전으로만 전해진 탓에 1980년대에야 전통주를 발굴해 무형문화재로 지정할 수 있었다. 현재는 전통주 제조법만 고집하지 않고 전통 문헌 방식에 과학적이고 체계화된 기술을 덧붙여 술을 빚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술샘 정경순 박사가 클린벤치에서 우량 효모를 선별하고 있다. 과학적인 양조를 위해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다.

술샘에서 한 직원이 증류된 술의 알코올 도수를 측정하고 있다. 다단증류기의 동재질은 술맛을 부드럽게 하며 향을 조절하는 기능이 있다.

술샘에서 도입한 교반 및 정밀한 온도 조절이 가능한 양조 장비.

‘2018 대한민국우리술품평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술샘의 미르 25, 40, 54도.
신인건 술샘 대표는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한 우량 효모와 술의 발효 과정을 조정할 수 있는 단행복 발효를 접목시켜 젊은이들의 취향과 트렌드를 만족시키는 세계적인 술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농진청에서도 우리 효모를 개발하고 있다. 발효 미생물을 연구하는 정석태 농업연구관은 “농진청에서 효모를 개발하는 이유는 우리 술의 전통성을 지키면서 미래 식량인 단백질 보급원으로도 필요하기 때문”이라면서 “향후 바이오산업 분야에서도 활용도가 매우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1809년 빙허각 이씨가 저술한 고조리서 ‘규합총서’에 기록된 과하주 만드는 법.

우리 술 제조업체 술아원에서 생산하는 과하주 원료인 매화꽃.

우리 술 제조업체 술아원에서 생산하는 과하주 원료인 연꽃.

경기 여주 우리 술 제조업체 술아원에서 막걸리를 숙성시키고 있다. 누룩을 넣어서 만드는 술은 너무 낮은 온도에서 발효하면 좋지 않은 향을 내기 때문에 발효 온도는 23도를 유지한다.

술아원에서 제조하는 다양한 과하주. 과하주는 ‘여름을 이기는 술’이라는 뜻이지만 강진희 대표는 계절별 꽃을 재료로 사용하는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전통주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류인수 한국가양주연구소장은 “허브류 및 사계절 다양한 꽃 등을 이용해 전통주를 발전시킨다면 세계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농촌진흥청이 누룩에서 분리한 향기 효모. 농진청에서는 다양한 토종 효모를 연구개발 중이다.
글 사진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2020-12-18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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