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다큐 줌인] 서울의 지하세계 사람들

[포토다큐 줌인] 서울의 지하세계 사람들

입력 2011-04-23 00:00
수정 2011-04-23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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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 꺼지지 않는 1000만 시민의 빛

“사람이 밥먹고 배설을 못하면 병에 걸리지 않습니까? 서울시민들이 병들지 않도록 하수암거(下水暗渠) 보수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서울시의 지하 지장물을 보수하는 ESP 건설 김서영(40) 차장의 말이다.

김 차장은 “현장에서 허리 한번 제대로 펴지 못하고 일을 해도 사람들이 시끄럽다고 민원을 제기할 때면 난감하다.”고 말했다. 작은 사람이 겨우 들어갈 만한 맨홀로 그와 함께 내려갔다. 시큼한 냄새와 악취가 코끝을 자극한다. 과거 국과수에서 부검 취재를 할 때 맡아 본 냄새와 비슷하다.

오래되어 부식된 콘크리트를 분쇄하는 중장비의 굉음이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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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지하철:서울 강남 삼성동 봉은사 네거리 지하철 9호선 2단계 공사현장에서 근로자들이 지상에서 내려오는 햇살을 받으며 작업을 하고 있다. 2014년 2월 1일 준공예정으로 밤에도 작업은 계속된다.
① 지하철:서울 강남 삼성동 봉은사 네거리 지하철 9호선 2단계 공사현장에서 근로자들이 지상에서 내려오는 햇살을 받으며 작업을 하고 있다. 2014년 2월 1일 준공예정으로 밤에도 작업은 계속된다.


●맨홀서 악취 맡으며 하수암거 보수작업

총길이 1만 300㎞에 달하는 하수암거는 서울의 오폐수를 흘려보낼 뿐 아니라 큰비가 올 때 홍수를 막아 주는 중요한 시설물이다. 지하 공동구와 전력구 및 관로 등에는 15만 4000V의 지중 고압선이 거미줄처럼 깔려 있다. 길이가 2만 1574㎞에 달해 서울에서 부산을 26회 왕복하고도 남는다. 지상으로 전선을 빼면 건설비용이 20분의1로 줄어들지만 시민들의 안전과 미관 등을 고려해 지중 시설을 계속 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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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하수도:서울 금천구 가산동 디지털단지의 높이 1.25m 하수박스에서 기능공들이 보수작업을 하고 있다.
② 하수도:서울 금천구 가산동 디지털단지의 높이 1.25m 하수박스에서 기능공들이 보수작업을 하고 있다.


●시민안전 고려한 2만1천㎞ 거미줄 지중 고압선

30년 동안 서울의 지중전력설비만을 담당해 온 한전 남서울 본부 허석주 실장. 그는 “88올림픽, G20 서울 정상회의 등 굵직한 국가 행사 때 한건의 정전 없이 완벽하게 전력을 공급했다.”고 어깨를 펴며 말했다. 그는 “화재로 손상된 설비를 여러 날 집에 못 가고 복구를 끝냈을 때 남들은 느끼지 못하는 희열을 느꼈다.”며 지하 수십m 아래 암흑속에서 인공조명 아래 고된 업무를 수행했던 당시의 열악한 상황을 회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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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전력구:서울 사당과 남태령 고개 전력구에서 한전 직원들이 고압전선을 정비하고 있다.
③ 전력구:서울 사당과 남태령 고개 전력구에서 한전 직원들이 고압전선을 정비하고 있다.


서울의 지하 세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시설은 지하철이다. 1974년 8월 15일 서울역~청량리 구간 7.8㎞가 개통된 1호선을 시작으로 서울의 지하 개발이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후 발전을 거듭한 서울의 지하철은 현재 315.4㎞ 구간에서 하루에 650만명을 수송해 서울 대중교통의 주역이 됐다. 지하철 역 주변에는 아시아 최대의 쇼핑몰인 코엑스 몰을 비롯한 다양한 상가와 문화공간이 들어섰다. 시민들에게 비바람이나 혹한, 혹서의 영향을 받지 않고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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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터널청소:서울이 잠든 새벽 2시, 서울도시철도 7호선 내방역 지하 터널에서 고압살수차가 물을 뿌리며 터널 벽을 청소하고 있다.
④ 터널청소:서울이 잠든 새벽 2시, 서울도시철도 7호선 내방역 지하 터널에서 고압살수차가 물을 뿌리며 터널 벽을 청소하고 있다.


서울시 교통정책과 신만철 도시철도팀장은 “지하철은 처음 개통됐을 때는 관광명소였고 지금은 불특정다수가 이용하는 대중교통수단이 되었다.”며 “지하철에서는 시민들이 에티켓을 지켜 줬으면 좋겠다. 빨리 타려다 발생하는 사고는 3분만 기다리면 막을 수 있다.”고 시민의식을 부탁했다.

현재 학동과 삼성동 주변 지하 40m 아래에서는 대형 중장비들이 우렁찬 엔진소리를 내며 서울의 마지막 지하철 구간이 될 9호선 공사를 한창 벌이고 있다.

땅이 좁은 우리나라의 지하공간은 소중한 미래의 공적자원이다. 지하공간을 개발하면 지상공간을 녹지 등 새로운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으며 지상의 교통난을 덜고 에너지도 절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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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 국내 최대 규모의 수족관인 코엑스 아쿠아리움에서 어린이가 바다거북을 관람하고 있다. 3000t의 물속에 650여종 4만 마리의 어류가 살고 있는 아쿠아리움은 지하철 9호선이 완공되면 역에서 2분이면 걸어갈 수 있다.
⑤ 국내 최대 규모의 수족관인 코엑스 아쿠아리움에서 어린이가 바다거북을 관람하고 있다. 3000t의 물속에 650여종 4만 마리의 어류가 살고 있는 아쿠아리움은 지하철 9호선이 완공되면 역에서 2분이면 걸어갈 수 있다.


●지하철, 315㎞ 구간서 하루 650만명 수송

서울시는 지하 공간 네트워크 활성화, 동부간선도로의 지하화, 서울 시설물 DB 구축 등 지하 공간 개발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 어려움도 따른다. 공사비용이 많이 들고 한번 공사하면 고치기 힘든 단점이 있다. 최근 일본 대지진의 여파로 안전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철저한 계획과 합리적인 관리방안을 통해 개발을 신중하게 추진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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⑥ 2000년 5월에 개장한 아시아 최대 쇼핑몰인 코엑스몰을 찾은 시민들이 강남합창단의 공연을 관람하며 손뼉을 치고 있다.
⑥ 2000년 5월에 개장한 아시아 최대 쇼핑몰인 코엑스몰을 찾은 시민들이 강남합창단의 공연을 관람하며 손뼉을 치고 있다.


서울시민들의 일상이 되어 버린 서울의 지하 생활.

오늘날 국제적인 도시로 발전한 서울의 화려하고 멋진 모습 이면에는 시민의 안전을 위해 지하에서 일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숨어 있다.

이 순간에도 ‘땅속 현장’에서 묵묵히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그들의 노고에 갈채를 보낸다.

최기찬 서울시의원, 오는 11월 서서울미술관 개관 앞두고 지역미술인들과 간담회 개최

최기찬 서울시의원(더불어민주당, 금천2)이 지난 8일 오는 11월 개관을 앞둔 서서울미술관의 건립 및 개관 현황을 점검하는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간담회는 최기찬 의원을 비롯해 서울시립미술관 정소라 학예부장, 박나운 서서울미술관 관장, 지역미술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서서울미술관의 개관 준비 상황과 향후 운영 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서서울미술관은 금천구 독산동 1151번지 외 1필지(금나래 중앙공원) 내에 위치하며, 연면적 7186㎡, 부지면적 7370㎡(지상1층/지하2층) 규모로 서울시 유일의 ‘뉴미디어 특화 미술관’으로 건립되고 있다. 개관 전시로는 뉴미디어에 대한 이해를 확장하고 미디어 특화 기관으로서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SeMA 퍼포먼스’와 ‘뉴미디어 소장품전’ 등이 계획되어 있다. 간담회에 참석한 지역미술인들은 서서울미술관이 단순한 전시공간을 넘어 지역주민과 예술가들이 함께 참여하고 소통할 수 있는 ‘지역참여형 공공미술관’으로 운영되기를 희망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최 의원은 “2015년부터 시작된 서서울미술관 건립 사업이 10년여의 기간을 거쳐 마침내 결실을 보게 되어 기쁘다”면서 “서서울미술관이 서남권의 문화격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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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2011-04-23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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