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섭, 역대 대통령 장단점 평가
이만섭 전 국회의장이 24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박정희 전 대통령부터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역대 대통령에 대한 촌평을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이 전 의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 ”소탈했고 권위주의가 없었고 용인술이 뛰어났다“고 기억을 더듬으면서 ”하지만 유신은 하지 않았어야 한다.내가 저 세상에 가서 박 전 대통령을 만나도 ‘유신을 해서는 안된다는 제 말씀을 들었으면 좋지 않았겠느냐’는 얘기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해 ”상대편 얘기가 옳으면 수용하는 아량과 판단력이 있었다“며 ”6.29선언에 앞서 당시 김영삼,이민우 총재는 선택적 국민투표를 요구하고 나는 대통령 직선제를 얘기했는데,이를 수용하더라“는 일화를 소개했다.다만 ”정권을 잡는 과정은 비민주적이었다“고 덧붙였다.
노태우 전 대통령과 관련해서는 ”돈 문제로 지금은 완전히 이미지가 땅에 떨어졌다“며 ”그러나 중국,러시아와의 국교정상화,남북기본합의서 및 비핵화선언 등의 업적이 있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김영삼 전 대통령을 ‘집념이 강하고 뭘 하겠다고 하면 기어이 하는 대통령’이라고 평하면서 ”다만 임기말 우왕좌왕하고 소신없이 하다가 결국 자기 뜻대로 안된 일이 있다“며 아쉬움을 표시했다.
또한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머리가 참 좋았는데,너무 좋은 게 탈이었다“며 ”남북 화해.협력 업적은 역사의 평가를 받겠지만,당시 국민여론보다 너무 앞서나갔고 북한과 돈 문제가 개입된 게 옥의 티“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굉장히 서민적이고 정직하고 깨끗한 정치를 하려고 애를 썼다“며 ”불행하게도 측근이나 가족 비리가 나와 본인이 굉장히 괴로왔을 것“이라고 말한 뒤 ”몇 천 억원씩 받고도 철면피처럼 사는 정치인들이 많은데 거기에 비하면 양심이 고왔다“고 평가했다.
이 전 의장은 18대 국회에 대해서는 ”완전히 이종격투기장으로,부끄러운 일“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후배 정치인들에게는 ”사랑과 정치는 계산을 하면 안된다“며 ”‘이런 얘기를 하면 대통령에게 잘 보일 것이다,출세할 것이다’ 등의 계산을 하는 정치인은 기껏 장관 한 두 번 하는게 그만일 것“이라면서 정직하고 돈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은 정치를 주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