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서울시장 후보경선 각축전…열기 후끈

한 서울시장 후보경선 각축전…열기 후끈

입력 2010-05-03 00:00
업데이트 2010-05-03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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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3일은 3번 찍는 날”…나경원,원희룡과 현수막 등장…김충환,박근혜 마케팅

한나라당의 6.2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를 선출하는 국민참여선거인단대회가 열린 3일 오후 잠실 실내체육관은 오세훈 서울시장,나경원 의원,김충환 의원 등 경선에 나선 3인방 지지자들의 응원과 환호 소리로 들썩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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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자 선출을 위한 국민참여선거인단대회에서 오세훈, 나경원, 김충환 후보가 손을 맞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3일 오후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자 선출을 위한 국민참여선거인단대회에서 오세훈, 나경원, 김충환 후보가 손을 맞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지자들은 경기장 안팎에서 막대풍선과 부채,각종 플래카드 등을 이용해 지지 후보들에 대한 응원전을 펼치면서 열기를 끌어올렸다.

 정몽준 대표와 안상수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와 9천여명의 선거인단을 포함한 1만여명의 참석자들은 흥미진진하게 경선 과정을 지켜봤다.

 = 기선 잡기 ‘열띤 응원전’ =

경선 3인방의 지지자들은 대회 시작 시간인 오후 2시가 되기 약 두 시간여 전부터 체육관 입구를 가득 메우고 지지 후보에 대한 응원에 열을 올렸다.

 기호 3번인 오세훈 서울시장의 지지자들은 ‘5월3일 오늘은 3번 오세훈 찍는 날’이라면서 오 시장의 득표력 제고에 주력했다.이들은 ‘재선’을 의미하는 ‘Again’이라는 영어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어보이며 재선에 대한 의지를 내보였다.

 나경원 의원(기호 2번)의 지지자들은 후보 단일화를 이룬 원희룡 의원을 현수막에 등장시켜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다.나 의원측 운동원들은 장군과 고적대 복장을 하고 대회에 참석한 대의원 및 당원,일반 유권자들에게 표를 호소해 눈길을 끌었다.

 기호 1번인 김충환 의원은 ‘박근혜 마케팅’을 이용했다.김 의원은 피킷 등에 ‘친박(친박근혜) 후보’라는 점을 명시해 친박 선거인단을 겨냥했다.로고송인 ‘무조건’에 맞춰 ‘행정 시장’도 강조했다.

 한편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한나라당 후보들이 당원들을 상대로 ‘선거 운동’을 펼치는 모습도 보였다.

 = 캠프 관계자들 ‘우리가 이긴다’ 신경전=

경선 시작에 앞서 각 캠프의 핵심 참모들은 기자들과 만나면서 승리에 대한 자신감을 비쳤다.

 3명의 경선 주자 중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 오 시장측은 전날 밤까지 실시된 3개 여론기관의 여론조사 결과 다른 두 명의 후보들에 비해 상당히 앞선 것으로 안다면서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 캠프 관계자는 “오 시장이 70% 이상의 지지를 얻은 것으로 안다”면서 “여론조사는 어떤 경우를 막론하더라도 대세론을 따르게 돼있다”고 말했다.다른 캠프 관계자도 “오늘 지지율은 65(오세훈)-30(나경원)-5(김충환)으로 본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나경원 의원측 관계자들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여론조사에서의 열세는 인정하면서도 후보 단일화의 영향으로 선거 판도가 조금씩 흔들리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한 관계자는 “단일화가 너무 경선에 촉박해 이뤄지면서 여론조사에 반영이 안된 것 같다”고 아쉬움을 표명하면서도 “그러나 적지 않은 당협위원장들이 자기 지역구 당원들에게 나경원 후보를 지지하도록 하겠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주장했다.

 나 의원과 단일화한 원희룡 의원도 전날 직접 당협 조직책들에게 전화를 돌려 나 의원을 지지하도록 하는 등 투표를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충환 의원측은 지지율의 열세를 지지자들의 가장 적극적인 응원전으로 메웠다.캠프 관계자는 “경선은 현장 분위기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누구보다 적극적이고 열정적인 후보 연설로 현장 득표력을 극대화하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신경전이 과열되면서 ‘흑색선전 논란’도 불거졌다.

 오세훈 캠프 관계자는 “김충환 의원측이 막판에 흑색선전,비방전을 벌이고 있다”면서 “김 의원측이 이날 아침부터 경선 참가자들을 상대로 오세훈 후보는 전남 담양 출신이라고 흑색선전을 벌이고 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 경선 3인방,불꽃튀는 정견발표 대결 =

경선의 하이라이트인 정견발표 시간에서는 후보들의 ‘결기’가 불꽃을 튀겼다.

 김충환 의원은 큰절로 연설을 시작한 뒤 오세훈 시장 공격에 집중했다.김 의원은 “40대 시장의 겉치레와 외곬 행정으로 서울시정이 황폐화됐다”고 공세를 취했다.

 김 의원은 “시정을 빚더미에 올려놓고 수많은 실정을 한 오세훈을 다시 시장으로 뽑겠느냐”라고 목소리를 높이고,“시정에만 전념할 검증받은 행정가,준비된 50대 행정시장 김충환을 뽑아달라”고 호소했다.

 김 의원은 영상과 연설에서 박근혜 전 대표와의 ‘친분’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두 번째 연설자로 나선 나경원 의원도 오 시장을 집중 공격했다.그는 “우리는 2002년 대세론이 얼마나 허망한지 경험했다”면서 “오 시장은 최고의 정점에 있어 이제 내려갈 일만 남았다.기우는 달을 선택하겠느냐,보름달로 차오르는 달을 선택하겠느냐”라고 호소했다.

 그는 “서울 삶의 지표가 좋아졌다는 것을 발견할 수 없다.전시행정,낭비행정의 결과”라면서 “광화문 광장에서 스노보드 대회가 있는 날 스노보드가 날아와 세종대왕 뒷머리에 부딪치지 않나 걱정했다”고 비꼬았다.

 그는 “정권심판론에 4년 실정론까지 겹치면 야당 공격을 잘 방어할 수 있겠느냐.새로운 인물로 바꿔야 한다”고 지적한 뒤 민주당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 대해서도 “존재감 없는 총리에는 똑부러지게 일 잘하는 나경원이 차별화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마지막 연설자로 나선 오 시장은 “경선의 중심을 잡아주신 김충환 선배님,지혜와 열정으로 똘똘 뭉친 당의 보배,나경원 후보님”이라며 경쟁자들을 추어올렸다.

 오 시장은 그러면서 서울시정의 성과를 강조했다.“4년 임기를 명예롭게 마쳤다.이제 ‘임무 완수’를 보고드린다”고 연설을 시작한 오 시장은 “지난 4년간 서울을 바꾸는데 미쳐 살았다”면서 대기 질 향상,청렴도 1위 등극,시프트(장기전세주택),희망플러스 통장 등의 치적을 차례로 거명했다.

 그는 “위대한 도시 서울의 운명을 부패 수사에 전전긍긍하는 후보에게 맡겨야 하느냐”고 한명숙 전 총리를 겨냥하고 “서울의 미래보다 과거 회귀 세력의 정치적 부활이 더 큰 관심인 후보에게 우리는 절대로 우리의 서울을 맡길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오 시장은 ‘필승’ 거수경례를 시작으로 연설 중간 상의를 벗은 데 이어 넥타이를 풀어헤치고 소매까지 걷어붙이는 등 정열적인 모습으로 지지자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연설 종료 후 큰절도 올렸다.

 = 천안함 침몰 희생자 애도…지도부 ‘칭찬 릴레이’ =

앞서 정옥임 의원의 사회로 막을 올린 경선은 천안함 침몰사고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로 시작됐다.

 희생자들에 대한 묵념에 이어 김은희 무용단이 약 20분간에 걸쳐 희생자들의 넋을 애도하는 추모공연을 펼쳐 장내가 일시에 숙연해졌다.

 당 지도부는 경선 후보들에 대해 ‘칭찬 릴레이’를 펼쳤다.민주당 후보에 대한 ‘공격’도 이뤄졌다.

 정몽준 대표는 “3명의 후보는 인품과 능력,애당심이라는 세박자를 골고루 갖추신 분”이라고 평가한 뒤 “한나라당은 여러 차례 후보토론회를 했고,당원과 서울시민들이 참여하는 국민참여 경선을 하고 있는데 민주당은 후보간에 토론도 없이 후보를 뽑는다고 한다.이는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전반적인 후퇴”라고 비판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도 “우리 후보들이 너무나 깨끗하다.어디서 풀풀 냄새나는 후보와 틀리죠”라며 민주당 서울시장 유력후보인 한명숙 전 국무총리를 겨냥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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