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사찰 대포폰 의혹 ‘진실게임’ 번지나

민간사찰 대포폰 의혹 ‘진실게임’ 번지나

입력 2010-11-03 00:00
수정 2010-11-03 11:12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野 “대포폰 5개…청와대가 무마” 靑 “사실무근…보고 없었다”

 민간인 사찰 사건에서 속칭 ‘대포폰’(명의를 도용한 휴대전화)이 사용됐다는 의혹과 관련해 검찰과 청와대,야당의 공방이 ‘진실게임’으로 흐를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민주당 이석현 의원이 1일 국회 대정부 질의에서 의혹을 처음 제기한 이후,검찰과 야당 등은 대포폰 사용 경위와 검찰 수사에 대한 평가,청와대 무마설 등을 둘러싸고 엇갈린 입장을 내놨다.

 이 의원은 질의에서 불법사찰에 가담한 국무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장모 주무관이 하드디스크의 영구 삭제를 위해 컴퓨터 전문업체를 찾아가 대포폰으로 통화한 사실이 검찰 조사에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는 “5개의 대포폰이 발견됐는데 이는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실의 (최모) 행정관이 공기업 임원 명의를 도용해 만들어 비밀 통화를 위해 지급한 것”이라며 재수사를 요구했다.

 당시 최 행정관의 상관인 이영호 전 고용노사비서관이 이 같은 사실을 알았거나 대포폰 지급에 관여·지시했는지를 확인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청와대 행정관이 언제 어떤 목적으로 지원관실에 휴대전화를 준 것인지,지원관실은 어떤 용도로 이를 썼는지 조사해야 한다는 게 민주당의 주장이다.

 이 의원은 청와대 권재진 민정수석이 검찰 수사에 개입해 대포폰 의혹을 무마했으며 검찰은 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사건을 은폐·축소하려고 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귀남 법무부 장관은 답변에서 대포폰 적발 사실은 인정하했지만 사건을 은폐했다는 주장에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청와대도 2일 정례브리핑에서 검찰 수사에 개입했다는 이 의원을 주장을 일축했다.

 김희정 대변인은 “민정수석에게 직접 물어본 결과 ‘사실이 아니다’라는 답을 들었다”며 “검찰이 현재 조사중인 사안이고 청와대는 조사에 관여하고 있지 않다.수사가 종결될 때까지는 검찰에서 밝힐 게 있다면 밝힐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이 사건이) 청와대에 공식적으로 보고된 적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문제의 휴대전화가 사용된 사실은 확인했지만 이른바 ‘윗선’ 관여 의혹은 전혀 확인된 게 없다는 입장이다.

 수사 실무를 지휘한 신경식 중앙지검 1차장검사는 3일 “문제가 된 대포폰은 1개뿐이며,해당 전화는 공기업 임원의 명의를 도용한 게 아니라 휴대전화 대리점 주인의 가족 명의를 빌린 ‘차명(借名)’ 전화”라고 밝혔다.

 그는 “장씨의 통화내역을 보다가 전화번호를 찾아냈고 장씨가 그 휴대전화를 쓴 사실은 확인했다”며 “청와대 관여 의혹을 캐기 위해 당사자와 행정관을 조사했지만 혐의가 인정되지 않았다.입증됐다면 기소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 차장은 또 “법원에 관련 자료를 다 제출했고 장씨는 휴대전화 사용을 시인했다”고 밝히고,왜 청와대 행정관이 준 휴대전화를 지원관실 직원이 썼는지에 대해서는 “당사자 진술을 법원에 냈다”고 설명했다.

 법정에서 대포폰 부분이 부각되지 않은데 대해 그는 “공판에서 중요한 것은 증거 인멸을 했으냐 안 했느냐인데 당사자가 부인했다면 휴대전화 사용내역 등을 추궁했겠지만 당사자가 인정을 해서 그렇게 안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사 주체인 검찰과 의혹을 제기한 야당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민주당은 국정조사나 특별검사제를 요구하고 있어 이번 공방이 향후 어떤 식으로 정리될지 주목된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사법고시'의 부활...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1. 부활하는 것이 맞다.
2. 부활돼서는 안된다.
3. 로스쿨 제도에 대한 개편정도가 적당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