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4.27 재보선에 불출마하기로 입장을 정하면서 한나라당의 경기 성남분당을 보선 구도가 안갯속 형국이다.

정 전 총리의 거듭된 불출마 의사표명으로 일단 출마 후보군이 교통정리되는 모양새지만 여권에서는 민주당 손학규 대표 출마 가능성을 포함해 여전히 상황 변화 가능성을 닫지 않고 있다.

나경원 정두언 서병수 최고위원 등이 전략공천에 반대하고 있지만 여권 주류에서는 “아직 시간이 남은 데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출마할 경우 당이 결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원희룡 사무총장의 제안으로 급부상한 것으로 알려진 ‘정운찬 카드’는 이재오 특임장관을 비롯한 여권 주류측의 호응을 받아왔지만 정 전 총리는 “출마하지 않겠다”며 고사해왔다.

정 전 총리는 19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동반성장위원장을 그만두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데 이어 분당을 출마에 대해서도 “모든 사람에게 안 나간다고 얘기했다”고 확실히 선을 그었다.

그가 이처럼 입장 정리를 한데는 우선 당내에서 자신의 출마에 반대하는 의견이 많았던 게 직접적인 이유가 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를 비롯한 여권 핵심부의 확실한 ‘지원사격’이 없었다는 점도 불출마 표명의 배경이 되지 않았느냐는 이야기가 있다.

하지만 여권 주류 측에서는 분당을 필승을 위해 ‘정운찬 카드’를 접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아직까지는 역력하다. 특히 손 대표가 출마할 경우 정권 후반기에 제1야당 대표를 상대로 재보선에서 이기기 쉽지 않다는 판단이 작용하고 있다.

결국 정 전 총리를 상대로 한 여권 최고위층의 ‘삼고초려’가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이렇게 된다면 한나라당내 전략공천 주장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하지만 여권 내에서는 “정 전 총리를 그렇게 ‘꽃가마’까지 태워가며 출마시킬 이유가 있느냐”는 비판론이 만만치 않아 그의 전략공천이 실현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