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 후 현대사에 굵은 획을 그은 5.18 광주 민주화운동이 올해로 31주년을 맞으면서 당시 역사적 현장에 몸담았던 인물들의 근황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신군부 정권에 맞섰던 광주 시위대를 배후에서 조종했다는 혐의로 사형을 언도받았던 김대중 전 대통령은 2009년 8월 파란만장한 삶을 마감했다.
5.18의 최대 피해자였던 그는 숱한 정치적 수난을 겪고도 1997년 대선에서 승리, 헌정사상 첫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뤄냈고 2000년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켰다.
광주 민주화운동에 연루돼 ‘역경의 삶’을 보낸 상당수 인사들은 세상을 뜨거나 현실 정치무대에서 물러나 있다.
문익환 목사는 1994년 타계했고 15∼17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 전 대통령의 장남 홍일씨는 병마와 싸우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정치 일선에서 왕성활 활동을 펴는 인사들도 많다. 한화갑 전 의원은 지난해 평화민주당을 창당하고 최근 경북도당 창당대회를 여는 등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이해찬 전 국무총리는 내년 총·대선을 앞둔 야권의 연대·통합 작업에서 각 정당과 시민단체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고 한승헌 전 감사원장, 한완상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 고은 시인 등도 시민사회 원로로 활동하고 있다.
광주 시위를 무력진압하고 권력을 장악한 신군부 세력은 5·6공화국에서 군림하다 정치적으로 추락의 길을 걸었다.
신군부를 상징하는 인물인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과 당시 실세였던 정호용, 허화평씨 등은 김영삼 정부 출범 후 12.12, 5.18 사건 재판을 통해 단죄를 받고 조용히 말년을 보내고 있다.
전 전 대통령은 비교적 건강을 유지하며 연희동 자택에 머무르고 있다. 그는 종종 사저를 예방한 정치권 인사들에게 조언을 건네며 전직 국가원수로서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2002년부터 전립선암으로 와병 중인 노 전 대통령은 최근 폐 속에서 한방용 침이 발견돼 또 수술을 받는 등 건강이 더 악화된 상태이다.
5.18 당시 특전사령관이었던 정씨는 육군사관학교 발전기금 이사장을 맡고 있으며 보안사령관 비서실장이었던 허씨는 미래한국재단을 설립해 이사장으로 활동 중이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