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후보, 강용석·안형환의원 고소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전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범야권 통합후보로 나선 무소속 박원순 후보의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객원연구원 체류 사실과 관련한 ‘학력 부풀리기’ 의혹을 둘러싸고 박 후보 측과 이 의혹을 제기한 무소속 강용석 의원이 맞고소하면서 법정에서 진위가 가려지게 돼 어느 한 쪽은 치명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박 후보 측은 16일 강 의원과 한나라당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 선대위 대변인을 맡고 있는 안형환 의원을 공직선거법 위반과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소했다. 한나라당의 전방위 의혹 제기에 대해 단호히 맞서겠다는 의미다. 강 의원과 안 대변인은 지난 15일 박 후보의 하버드대 로스쿨 체류사실에 대해 ‘학력 부풀리기’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들은 브리핑을 통해 “지난 6년간 한국 하버드 총동창회 총무를 맡고 있는 강용석 의원이 하버드대 법대에 조회한 결과 로스쿨 학위 과정은 물론 객원연구원에 ‘원순 박’이란 이름이 없다는 회신을 받았다.”고 박 후보를 공격했다.
박 후보 측 고소에 맞서 강 의원은 16일 박 후보가 홈페이지(원순닷컴)의 프로필란에 ‘스탠퍼드대 방문교수’라고 게시하고 있지만 공식적으로는 스탠퍼드대가 아니라 대학내 독립연구소인 FSI(Freeman Spogli Institute)의 Visiting Scholar(객원연구원)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서울 남부지검에 박 후보를 고소했다. 그는 또 박 후보 캠프대변인인 송호창 변호사에 대해서도 허위사실 공표죄로 고소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 측은 “대학 교수들이나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학교 초청으로 가는 것으로, 프로페서나 스콜라십이나 펠로십이나 다 마찬가지 개념”이라며 강 의원 등의 주장을 일축했다.
양측의 맞고소 속에 나·박 두 후보와 여야 지도부는 10·26 재·보선을 열흘 남겨둔 이날 일제히 불심(佛心) 앞으로 달려갔다.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108산사 순례기도회 5주년 기념 대법회’에 나란히 참석해 불교 문화 보존과 지원 등을 다짐하며 공을 들였다. 행사장 맨 앞줄에 나란히 앉은 나·박 후보는 그러나 행사 내내 담소는커녕 눈길조차 서로에게 건네지 않는 등 냉랭한 신경전을 펼쳤다. 사석에서 호형호제하는 한나라당 홍준표,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간단히 대화를 나눴을 뿐이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2011-10-1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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