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유화 제스처 동시에 무력시위…복잡한 ‘속내’

北, 유화 제스처 동시에 무력시위…복잡한 ‘속내’

입력 2014-08-15 00:00
업데이트 2014-08-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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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평통 성명으로 남북관계 개선 의지 보이고 방사포 발사

‘오전 6시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천명하는 성명 발표’ →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1시5분 사이 5차례 단거리발사체 발사’ → ‘오후 7시 김대중 전 대통령 5주기 화환 전달 제의’

북한은 광복절 전날이자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일인 14일 하루 동안 남쪽을 향해 이처럼 ‘강온양면술’을 구사했다. 남측의 ‘고위급 접촉’ 제안을 받아든 북한의 복잡한 속내가 읽히는 대목이다.

북한은 이날 대남기구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성명에서 “조국통일에 대한 우리 민족의 절절한 요구가 더욱 뜨겁게 분출하는 이번 8·15를 계기로 북남관계에서 전환적 국면을 열어놓으려는 우리의 의지는 확고부동하다”며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밝혔다.

또 한미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중단과 대북 제재인 5·24 조치 철회, 6·15 공동성명을 비롯한 기존 남북 합의 이행 등을 촉구했으나 정부의 남북 고위급접촉 제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조평통 성명은 일단 남북관계에 대한 원칙적인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고위급접촉에서 논의하고 싶은 의제를 제시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북한이 정부의 남북 고위급접촉 제의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조평통 성명은 남측이 제안한 고위급접촉이 열리기 전의 선결 조건이 아니라 주요 의제를 던진 것으로 봐야 한다”며 “고위급접촉에 나오겠다는 메시지로 읽힌다”고 말했다.

북한이 이날 저녁 판문점 연락 채널을 통해 김대중 전 대통령 5주기인 이달 18일 개성공단에서 화환을 보내겠다고 밝힌 것도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은 김 전 대통령 서거 당시 김기남 노동당 비서가 이끄는 조문단을 보낸 바 있지만 김 전 대통령의 기일에 화환을 보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북한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서울에 도착한 시각을 전후해 300㎜ 방사포로 추정되는 단거리 발사체를 동해로 5발 발사하는 무력시위를 벌였다.

이는 방사포의 성능을 개선하려는 시도이자 다음주 시작되는 UFG 연습에 대한 반발로 풀이된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조평통 성명이 UFG 연습 중단을 요구한 데 대해 ‘북한의 위협’을 거론하며 UFG 연습이 필요하다고 밝혀 훈련을 예정대로 실시할 방침을 재확인했다.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보이면서도 정부의 고위급접촉 제의에 대해서 아직 침묵하는 것도 UFG 연습을 의식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이 고위급접촉 제의를 받아들이고 싶지만 그동안 핵실험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강하게 반발해온 UFG 연습을 정부가 강행하려는 상황에서 선뜻 남북관계 개선에 나설 수는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북한은 박근혜 대통령이 광복절인 15일 내놓을 대북 메시지 등을 지켜본 다음 어느 정도 모양새를 갖추고 대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조평통 성명을 통해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피력한 것은 대화 제의를 거부할 뜻이 없다는 메시지로 볼 수 있다”며 “그럼에도 북한이 대화 제의에 대해 침묵하는 것은 UFG 연습에 대한 내부적인 논란이 아직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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