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사과 못해” 주승용 “안 돌아가”… 그래도 계파수장 원탁회의 하자는 문재인

정청래 “사과 못해” 주승용 “안 돌아가”… 그래도 계파수장 원탁회의 하자는 문재인

황비웅 기자
황비웅 기자
입력 2015-05-11 00:12
수정 2015-05-11 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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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갈’ 발언이 부른 새정치연 내홍 여전… 11일 비정상 최고위 회의 불가피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4·29 재·보궐선거 전패 이후 불거지고 있는 당내 계파 갈등 봉합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비노무현계로 분류되는 이종걸 의원의 원내대표 당선 이후 비노 진영의 목소리가 힘을 받고 있고 ‘문 대표 사퇴론’이 재등장하는 등 계파 갈등이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당내에서는 “계파 갈등 해소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지난 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청래 최고위원의 ‘공갈’ 발언에 반발해 주승용 최고위원이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자리를 박차고 나간 뒤 당내 내홍은 점입가경이다. 동교동계 좌장인 권노갑 상임고문과 박지원 의원이 단독회동을 갖고 문 대표 책임론을 거론하는 등 비노 진영이 술렁이고 있다. 동교동계 일부 인사들은 문 대표 책임론에 대한 공식 입장 표명을 검토했지만 일단 ‘보류’했다. 그러나 한 동교동계 인사는 10일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선거는 이길 수도 질 수도 있는 것이지만 책임지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문 대표는 비노 진영의 이런 움직임을 수습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부심했다. 가장 급선무는 주 최고위원의 복귀를 설득하는 일이었다. 문 대표 측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문 대표가 주승용 최고위원의 복귀를 설득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작 최고위원회의에서 ‘공갈’ 발언을 했던 정 최고위원은 “사과할 뜻이 없다”며 버티고 있어 문 대표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오히려 정 최고위원은 문 대표의 사퇴를 주장하고 있는 비노 측 박주선 의원에 대해 트위터에 글을 올려 “종편에 나가 ‘시정잡배’, ‘대안정당’을 운운하며 (저를) 공격하시던데 호남 민심은 과연 박 의원 같은 국회의원들을 지지할까요”라고 공격했다.

주 최고위원은 지역구인 전남 여수에 내려가 휴대전화를 끈 채 외부와의 접촉을 삼갔다. 그는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이제 나는 못 돌아간다. 복귀 안 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면서 “그 순간 공갈친 게 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 최고위원이 최고위원직에 복귀하지 않을 경우 당장 11일 당 최고위원회의부터 비정상적인 모습을 노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주 최고위원과 각별한 사이인 김한길 전 대표와 비노 진영의 중심으로 떠오른 박지원 의원 등은 일단 사태 추이를 지켜보기로 했다.

문 대표는 주 최고위원이 요구한 대로 계파 수장들이 참석하는 원탁회의를 추진키로 했다. 단일성 집단지도체제에서 한발 물러서겠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하지만 비노 진영은 원탁회의에 대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어 계파 갈등 해소에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비노 진영의 한 관계자는 “원탁회의가 유명무실한 기구가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보다 실질적인 계파 해소 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신당 창당론을 꾸준히 주장하고 있는 정대철 상임고문은 최근 김한길·천정배·박주선 의원과 차례로 회동하며 문 대표 책임론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등 비노 진영과의 만남을 통해 보폭을 넓히고 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2015-05-1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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