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영남 순회경선 열기…‘文 홈그라운드’에 8천여명 참석

민주 영남 순회경선 열기…‘文 홈그라운드’에 8천여명 참석

입력 2017-03-31 16:12
업데이트 2017-03-31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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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태산같은 후보” 安 “어떤 가상대결도 승리” 李 “기득권 떼낼 후보”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들이 격돌한 31일 영남 순회경선장은 1~2차 순회 경선지인 호남이나 충청 못지않은 뜨거운 열기로 뒤덮였다.

행사장인 부산 사직 실내체육관을 가득 메운 지지자 8천여명의 열성적 응원과 환호가 이어지면서 일각에서는 ‘야도(野都) 부산이 부활했다’는 얘기도 나왔다. 참석자 8천여명은 호남 경선 때와 같은 수치다.

현장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주자들도 무대에서 어느 때보다 뜨거운 연설 경쟁을 벌였다.

다만 이날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되는 등 정국이 요동치는 상황을 고려, 이후 민심의 흐름이 어떻게 변할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을 보였다.

◇ 영남 민심 ‘삼각 쟁탈전’ 팽팽 = 주자들의 정견연설에서는 영남의 민심을 얻으려는 주자들의 구애가 경쟁적으로 벌어졌다.

문재인 전 대표는 이곳이 자신의 ‘홈 그라운드’라는 점을 앞세워 “여야 모든 주자 가운데 제가 영남에서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며 “호남과 충청이 이미 문재인을 선택했는데 이제 영남에서도 밀어주실만하지 않느냐”고 강조했다.

이어 “남은 39일, 어떤 변수도 있어선 안 된다. 어떤 상대와 공격에도 무너지지 않을 태산같이 든든한 후보, 가장 확실한 정권교체 카드는 누구인가”라며 대세론을 내세워 지지를 호소했다.

안 지사는 “영남에서 민주당 출마자가 되는 것은 바보가 되는 길이다. 그 길을 20여년 동안 걸어온 부산지역 동지 여러분 존경하고 사랑한다”며 “많은 동지가 노무현 정신의 후예로서 도전하고 도전한 끝에 오늘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이미 가장 보수적인 충남에서 여야와 진보, 보수를 뛰어넘어 가장 높은 지지와 사랑을 받는 정치인으로 성장했다”며 “어떤 가상대결을 붙여도 가장 확실히 승리할 카드, 저 안희정과 함께 앞으로 나가자”고 호소했다.

주황색 손수건을 팔목에 두르고서 단상에 선 이재명 성남시장은 “어제의 죄악을 벌하지 않는 것은 내일의 죄악에 용기를 주는 것”이라는 알베르 카뮈의 말을 인용하며 선명한 진보노선을 강조했다.

특히 문 전 대표의 영입인사나 안 지사의 대연정 제안 등을 겨냥한 듯 “청산할 기득권과 손을 잡지 말아야 한다. 달라붙는 기득권 세력을 독한 마음 먹고 떼어내야 정의·평등·공정·희망의 새싹들이 죽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 대형 플래카드·풍선·바람개비…톡톡 튀는 장외 응원전 = 이날 세 주자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차분한 표정으로 행사장에 입장했다.

지지자들과 악수를 하거나 웃으며 손을 흔드는 등 ‘여유’도 잃지 않았다.

문 전 대표는 ‘홈그라운드에서 압도적 승리를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웃으면서 “호남 정도만 되면 뭐…”라고 답했다. 부산지역 대의원인 문 전 대표는 직접 투표에 참여하기도 했다.

안 지사는 “부산은 늘 왔던 동네라서 아주 편안하다”며 선전을 다짐했고, 이 시장은 “오늘은 충청, 호남보다 나을 것이다. 2위로 올라서서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고 수도권에서 문 전 대표의 과반을 막아 결선에서 뒤집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다만 하루걸러 하루씩 순회경선을 하는 강행군이 이어지다 보니 일부 주자들은 이따금 피곤한 기색도 내비쳤다. 안 지사의 경우에는 목소리가 쉬어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지지자들은 이날도 주자들이 입장할 때마다 목청껏 후보의 이름을 연호하는 등 지치지 않는 열성적 응원을 이어갔다.

문 전 대표 지지자들은 파란색으로 옷을 맞춰 입은 것은 물론, 파란색 풍선과 바람개비를 흔들며 응원전을 벌였다. ‘문(文)을 밀고 나가면 새봄이 온다’고 적힌 플래카드도 걸렸다.

노란색으로 옷을 맞춰 입은 안 지사 측 지지자들은 ‘강물은 바다를 포기하지 않습니다’, ‘결국은 안희정입니다’ 라고 적힌 노란색 대형 천을 지지자들 수십 명이 흔드는 모습을 연출했다.

주황색 옷과 모자를 입은 이 시장 측 지지자들도 이에 질세라 주황색 풍선은 물론 ‘가자 손가락 혁명군’이라고 적힌 대형 천을 흔들며 세를 과시했다.

이날 사회를 맡은 박재호 의원은 “저는 부산 사투리의 사나이”라고 자임하며 때때로 사투리를 섞어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지지자들은 최근 경선 과열 조짐에 대한 비판을 의식한 듯 상대 주자들에게 격려 박수를 보내는 모습도 보였다.

특히 문 전 대표 지지자들은 안 지사와 이 시장에게도 큰 소리로 응원하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여기에는 경선이 마무리되어가는 시점에서 선두 주자로서 경선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힘을 모아 본선에 대비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안 지사나 이 시장의 지지자들도 상대 주자를 격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정견연설 도중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에 대한 비판이 나올 때면 일부에서는 야유와 고성도 나왔다.

◇ ‘朴 구속’ 민심 흐름에 촉각 = 행사장에서는 이날 오전 구속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언급도 이어졌다.

추미애 대표가 인사말에서 “오늘 역사적으로 기록될 두 사건이 있었다. 3년 만에 인양된 세월호가 마지막 항해를 떠났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마침내 수감됐다”고 말하자 행사장에서는 박수와 환호성도 터져 나왔다.

주자들이나 각 캠프에서도 법원의 구속 결정이 이후 정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두고 신중하게 추이를 살피는 모습을 보였다.

문 전 대표는 연설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구속을 보면서 영남은 허탈하다. 영남도 속았고 국민도 속았다. 영남의 27년 무한지지의 끝은 경제파탄이었다”고 말했다.

안 지사는 “박 전 대통령이 마침내 구속됐다. 역사는 정의의 바다로 향하고 있다”며 “위대한 국민 여러분의 승리의 역사”라고 말했다.

이 시장은 “박근혜가 제대로 처벌받는 게 적폐청산 공정국가의 출발”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사면’ 문제에 대한 반응은 갈렸다.

문 전 대표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 얘기도 일부에서 나온다’는 질문을 받고는 웃음만 짓고서 답을 하지 않았다.

안 지사는 사면과 관련해서는 “지금은 엄정하고 철저한 수사를 말해야 할 때다. 지금은 그것(사면)을 얘기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반면 이 시장은 “저는 박 전 대통령을 사면하지 말자고 수없이 얘기하고 제안했는데 (다른 주자들은) 답이 없지 않나”라며 “정권교체 돼도 세상이 안 바뀔까 걱정”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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