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당원 투표’ 전격 제안 안팎
지방선거 준비 체제 전환 절박투표 결과 31일 나오도록 속도
‘非안계 비례의원 출당’ 알려져
파열음 최소화… ‘합의이혼’할 듯
반대파 “安 의총불참은 대화 거부”
바른정당과의 통합 여부를 묻는 전 당원 투표를 제안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20일 기자회견은 의총을 앞두고 기습적으로 이뤄졌다. 안 대표 측 의원들도 회견을 연다는 사실을 당의 공지 문자를 받고서야 뒤늦게 안 것으로 알려졌다. 안 대표가 불참한 의총에서는 의원들의 고성이 오가는 등 국민의당은 온종일 벌집을 쑤신 듯 시끄러웠다.

강성남 선임기자 snk@seoul.co.kr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0일 국회 정론관에서 당원 투표로 바른정당과의 통합 찬반을 묻겠다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강성남 선임기자 snk@seoul.co.kr
강성남 선임기자 snk@seoul.co.kr
안 대표 측은 호남 의원들이 다수인 당내에서는 반대 여론이 강하지만, 실제 지지층에서는 통합 찬성 여론이 더 많다고 자신하는 것으로 보인다. 당 싱크탱크인 국민정책연구원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연대·통합’ 의견이 ‘독자세력 성장’보다 많았다.
이날 안 대표의 기자회견은 사실상 통합 반대파와의 결별 선언이나 다름없었다. 안 대표는 “계속해서 당이 미래로 가는 길을 가로막고 서서 자신의 정치 이득에 매달리려는 사람이 있다면 거취를 분명히 해야 한다”며 사실상 통합 반대파들에게 탈당하라고 요구했다. 안 대표 측은 비(非)안철수계 비례대표들도 제명 형식으로 출당 조치하는 방안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비안계 비례대표가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선에서 사태를 마무리하겠다는 의미다. 당 관계자는 “향후 분당이 되더라도 통합 반대파의 정치적 지분을 인정해 주는 ‘합의 이혼’ 방식을 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대표의 오전 기자회견 이후 3시간여 뒤에 진행된 의총에는 통합 반대파 의원들이 대부분 참석해 격앙된 반응을 쏟아냈다. 이들은 안 대표의 의총 불참을 사실상 통합 반대파와의 ‘대화 거부’라고 성토했다. 정동영 의원은 송기석 대표 비서실장에게 “안 대표 나오라고 하라. 의총을 소집해 놓고 기자회견을 하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고 소리쳤다.
의총을 마친 통합 반대파 의원들은 바른정당과의 통합 중단과 안 대표의 대표직 사퇴를 요구하는 성명서 형식의 불신임 결의안을 냈다. 하지만 성명서가 의총에서 의결됐는지 여부를 두고도 의원들끼리 신경전을 벌이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는 가라앉지 않았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2017-12-21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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