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반역자 청산”vs“국가 정통성 부정”… 광복절 두쪽 난 정치권

“민족 반역자 청산”vs“국가 정통성 부정”… 광복절 두쪽 난 정치권

입력 2020-08-16 22:22
수정 2020-08-17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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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웅 “이승만·안익태는 민족 반역자”
통합당 “반일 장사… 金, 사퇴하라” 발끈
민주당 “통합당은 친일파의 대변자냐”

반기문 “이념 편향 文정부 불신 쌓였다”
文 복심 윤건영 “국론 분열 부추기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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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웅 광복회장이 지난 15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김 회장은 이승만 전 대통령이 친일파와 결탁해 한국 사회가 친일 청산을 완수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김원웅 광복회장이 지난 15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김 회장은 이승만 전 대통령이 친일파와 결탁해 한국 사회가 친일 청산을 완수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김원웅 광복회장이 지난 15일 제75주년 광복절 기념식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과 애국가 작곡가 안익태 선생을 ‘민족 반역자’로 지칭하며 친일 청산을 주장하자 정치권이 발칵 뒤집혔다.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급락한 상황에서 광복회장이 광복절에 던진 친일 청산이 진영 대립을 극대화하고 있다.

김 회장은 기념식에서 “이승만은 반민특위를 폭력적으로 해체하고 친일파와 결탁했다”면서 “대한민국은 민족 반역자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유일한 나라가 됐다”며 이승만 친일 논쟁에 불을 붙였다. 또한 “안익태가 친일·친나치 활동을 했다는 관련 자료를 독일 정부로부터 받았다. 민족반역자가 작곡한 노래를 국가로 정한 나라는 세계에서 대한민국 한 나라뿐”이라고도 했다.

미래통합당은 ‘편향된 역사’, ‘반일 장사’라며 격분했다. 배준영 대변인은 16일 “대한민국 독립운동 정신의 본산을 사유화하는 김 회장은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하태경 의원은 “좌파의 우파 공격 핵심 전술인 친일몰이가 초대 대통령과 애국가마저 부정하는, 즉 대한민국 정통성을 부정하는 단계까지 발전했다”고 주장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김원웅씨는 전두환이 만든 민정당 출신이다. 광주학살의 원흉들에게 부역한 전력이 있는 분이 어떻게 ‘광복회장’을 할 수 있나”라며 “이러니 대한민국 역사가 왜곡이 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지도부나 대변인 차원의 공식 대응은 없었지만 개별 의원들이 김 회장을 옹호하며 “통합당은 친일파의 대변자냐”고 각을 세웠다. 이개호 의원은 “김 회장은 왜놈들과 피 흘리며 싸운 아버지를 가졌다”면서 “친일을 한 자와 친일을 비호한 자들에 대해선 무슨 말이든 할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황희 의원은 “친일 청산 주장이 어렵다면, 그냥 입 다물고 조용히 계시는 것이 광복절 예의일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또 다른 갈등도 터져 나왔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광복절 성명을 통해 백선엽 장군 논란, 한국판 뉴딜, 임대차 3법 등을 두루 거론하며 문재인 정부를 맹비난하며 “이념 편향·진영 중심의 국정운영으로 정부에 대한 불신이 쌓였다”고 일갈했다.

이에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광복절에 친일 행적 논란이 있는 백선엽 장군을 언급한 것이야말로 국론 분열을 부추기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어 “3년 전에 불과 3주 만에 국가 통합의 꿈을 접겠다고 물러섰던 분이, 최근 들어 정부 비판 목소리를 높이는 것도 죄송하지만 잘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꼬았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58@seoul.co.kr
2020-08-17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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