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야권연대 두고 벌써 신경전
安, 입당하면 불리 판단… 시민경선 선호국민의힘, 당내 경선으로 후보 결정 의지
김선동·오신환 등 후보군도 安 제안 반대

연합뉴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안 대표는 전날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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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범야권이 힘을 합친다면 못 할 것이 없다”며 “연립 서울시 정부를 통해 정권 교체 교두보를 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군소 정당을 이끄는 안 대표로선 현재 거론되는 국민의힘 경선 룰로는 승산이 떨어지는 터라 ‘국민의힘 입당 뒤 당내 경선’ 요구에 선을 긋는 모양새다.
국민의당은 ‘빅텐트 시민 경선’에 무게를 두고 있다. 국민의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국민의힘 후보와 안 대표가 예전의 단일화 방식을 택하는 것은 일방적 정치 프로세스로 보일 수 있다”며 “열린 경선으로 시민 의사를 수용하는 과정에서 변화된 야권 모습을 보여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입당 뒤 경선이나 막판 단일화가 아닌 범야권 시민 경선으로 후보를 가리자는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당내 경선으로 후보를 내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비대위가 당 재건을 위해 존재하는 만큼 국민의힘 이름을 건 후보를 내지 못하면 내부 반발이 불가피하다. 이에 외부 인물이라도 국민의힘에 입당한 후 내부 경선 과정을 거쳐 후보로 세우겠다는 것이다. 특히 김 위원장은 지난 20일 비대위 비공개회의에서 “제1야당인데 후보를 내지 않는 건 말이 안 되지 않느냐”고 강조했다고 한다. 또 안 대표와 관련해 공식 발언을 자제하라는 취지로 내부단속도 했다고 한다.
당내에서도 견제구를 날리고 있다.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김선동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안철수 포함 원샷 경선론을 강력히 반대한다”며 “당헌당규를 준수하고 범야권 단일화 가능성까지도 열어두는 방식으로 하자”고 말했다. 오신환 전 의원은 안 대표에게 “단일화 구상을 명료하게 밝히라”며 “속내를 숨기고 복선을 깔고 신경전을 벌일 여유가 없다”고 비판했다.
당내 경선을 통해 후보를 뽑으면 안 대표와 금태섭 전 의원 등이 입당한다고 해도 불리할 수밖에 없다. 앞서 당 경선준비위원회는 예비경선 투표를 일반 시민 100%로, 본경선은 시민 80%·당원 20%로 하는 안을 보고했다. 출사표를 던진 김선동·이혜훈·조은희 예비후보 등이 조직을 가지고 있어 유리하다.
다만 김 위원장도 외부 인물 가능성을 차단한 것은 아니다. 당원 투표를 없애 외부 인물의 부담을 덜어 주는 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비대위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시민)80:(당원)20안은 아직 공식 의결 절차를 마치지 않았다”며 “공천관리위원회에서 100%로 확대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고 밝혔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2020-12-2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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