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교황·빌 게이츠도 기본소득 지지…이젠 세부 논의해야”(종합)

이재명 “교황·빌 게이츠도 기본소득 지지…이젠 세부 논의해야”(종합)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21-02-09 14:48
업데이트 2021-02-09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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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서 밝혀

‘대기업 횡포’ 맞설 카드로 기본소득 제시
“급진 지탄 받던 미국 뉴딜,
부흥 끌어내”
기본소득 부정적인 정세균·이낙연 겨냥
“고인 물은 썩게 마련, 정책도 경쟁 필요”
이낙연·정세균 겨냥 기본소득 거듭 강조
이재명 경기도지사. 서울신문DB
이재명 경기도지사. 서울신문DB
차기 여권의 유력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9일 “교황께서도 기본소득을 지지한다”면서 “이젠 기본소득에 대한 구체적인 세부 논의로 들어가야 할 때”라고 밝혔다. 이 지사는 대권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세균 국무총리와 기본소득을 놓고 연일 논쟁을 이어가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일론 머스크도
기본소득 주장하는 이유가 있다”

이 지사는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서 “교황께서도 기본소득을 지지하며 ‘기술관료 패러다임이 이번 위기나 인류에게 영향을 미치는 다른 거대한 문제들에 대응하는 데 있어 충분치 못하다는 점을 정부들이 이해했으면 한다’고 말씀하셨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 지사는 “시장주의의 선봉에 섰던 영국은 코로나19 사태로 직원을 자르지 않으면 정부에서 직원 임금의 80%까지 보존해주는 정책을 내놓았고 자영업자에게도 지난 3년 소득 기준 80%를 지원하기로 했다”면서 “빌 게이츠, 마크 저커버그, 일론 머스크 등 이 시대 자본주의 최첨단에 위치한 기업인들이 ‘기본소득’을 주장하는 이유가 있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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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  로이터 연합뉴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
로이터 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  EPA 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
EPA 연합뉴스
“가장 사랑 받는 美대통령 루스벨트,
대기업 횡포 맞서 분배 정의 실현”

그러면서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대통령 중 한 사람인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소수의 개인과 대기업의 횡포에 맞서 정부의 권위를 세워 분배의 정의를 실현하고 미국 복지의 토대를 마련했다”면서 “급진적이라 지탄 받던 ‘뉴딜 정책’은 미국의 부흥을 끌어냈고 반대당인 공화당조차 정치이념의 발판으로 삼을 만큼 보편적인 철학이 됐다”고 강조했다.

기본소득을 미국 뉴딜정책에 비유하며 도입 필요성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이 지사는 연일 기본소득 설파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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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위원회의 주재하는 민주당 이낙연 대표
최고위원회의 주재하는 민주당 이낙연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2.5 연합뉴스
정세균·이낙연에 “정치적 억지나
폄훼 말고 상식에 기초한 논쟁 기대”

그는 지난 7일 페이스북에서 기본소득에 비판적인 정세균 국무총리와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를 겨냥해 “정치적 억지나 폄훼가 아닌 상식과 합리성에 기초한 건설적 논쟁을 기대한다”고 직격했다.

이 지사는 전날에도 “지금처럼 경제의 구조적 침체와 저성장 극복이 주요 과제인 시대에는 복지 확대와 경제 활성화를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면서 “고인 물은 썩게 마련이고 정책에도 경쟁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총리 “기본소득 성공한 나라 없다”
이낙연 “알래스카 빼고는 하는 곳 없다”


앞서 정 총리는 지난 4일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지구상에서 기본소득제도를 성공리에 운영한 나라가 없고 한국의 규모를 감안할 때 실험적으로 실시하기엔 적절치 않다”고 이 지사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 대표도 지난 2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지사의 기본소득 정책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알래스카 빼고는 그것을 하는 곳이 없고 기존 복지제도의 대체재가 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현재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는 이 지사의 핵심 정책으로 내걸로 있는 기본소득 정책에 대해 이 대표와 정 총리가 비판적으로 언급하면, 이 지사가 반박하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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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회의 모두발언하는 정세균 국무총리
국무회의 모두발언하는 정세균 국무총리 정세균 국무총리가 9일 정부세종청사 국무회의장에서 열린 서울-세종 영상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1.2.9 뉴스1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 이재명 경기도지사.  서울신문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 이재명 경기도지사.
서울신문
이낙연 겨냥 “사대적 열패의식 버려야”
“불가능을 가능케 하는 게 정치”

이 지사는 지난 주말 SNS에도 기본소득을 적극적으로 설파했다.

그는 지난 6일 트위터에서 ‘기본소득을 알래스카만 한다?…so what?’이라는 기고문을 첨부하며 “다른 나라가 안 하는데 우리가 감히 할 수 있겠냐는 사대적 열패의식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으며, 전날에도 페이스북에서 “불가능을 가능케 하는 게 정치”라고 작심 발언을 이어갔다.

이 지사는 “우리가 얼마든지 세계를 선도할 수 있다. 얼마 전까지 모두 ‘불가능’으로 여겨지던 것들이지만, 위대한 우리 국민 중 누군가가 용기와 준비, 도전으로 불가능을 현실로 만들었다”면서 “대한민국 국민의 저력과 높은 시민의식, 집단지성을 믿는 저는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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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군사시설 보호구역 해제 및 완화 당정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 1. 14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군사시설 보호구역 해제 및 완화 당정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 1. 14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작심’ 이재명 “내가 왜 탈당?
文지지자들 압도적으로 날 응원”

“극소수 소망, 제3 후보론은
2등 하는 분이 억울할 것”
“포퓰리스트? 국민 무시하는 것”


한편 이 지사는 전날 민주당 대선주자 간 기본소득을 둘러싼 공방 가열에 탈당설이 제기되자 “민주당 지지자와 문재인 대통령님 지지자들이 압도적으로 응원하는 데 제가 왜 나가느냐”며 일축했다.

이 지사는 “극히 소수의 소망사항을 그렇게 말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은 뒤 당내 제3후보론 등장에 대해 “전 안 섭섭하다. 섭섭할 사람은 (대선주자 선호도) 2등 하시는 분일 것”이라며 이낙연 대표를 직격했다.

이 지사는 방송 인터뷰에서 ‘일부에서 탈당설을 제기한다’는 질문에 대해 “저는 2005년부터 16년간 계속 (민주)당원인데 왜 탈당하느냐”고 반문했다.

또 당내 제3 후보론에 대해 “저보다는 대체 당할 수 있는 분이 억울할 것”이라면서 “현 국면으로 본다면 제3 후보는 저보다는 먼저 전 분(2등)을 제쳐야 할 것이다. 더구나 저는 제3 후보에 관한 여론조사를 본 일이 없다”고 평가절하했다.

이 지사는 자신을 두고 포퓰리스트라는 비판에 대해 “1회성 정책을 만들어서 국민을 현혹하면 넘어가리라 생각하는 것 자체가 국민을 무시하는 것”이라면서 “돈 몇십만원 준다고 혹해서 지지하지 않을 걸 지지한다는 건 국민을 폄훼하는 것이고, 제가 진정한 포퓰리즘 정책을 한다면 국민한테 심판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경기지사 서울신문 DB
이재명 경기지사
서울신문 DB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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