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백지화 선언’에 갑론을박
與 “민주당 책임” 野 “놀부 심보”
與, 주민 여론에 사업 재개도 시사
野, 원안 추진위서 ‘5대 의혹’ 점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전날 ‘백지화’를 선언한 가운데, 국민의힘은 그 책임을 당초 문제를 제기한 민주당에게 떠넘기고 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양평의 ‘양’ 자만 들어오면 김건희 여사와 연관하는데, 계속 가짜뉴스, 악의적 선동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정치가 이렇게 가야 하는지 회의가 들 정도”라고 쏘아붙였다. 이어 원 장관의 결정에 대해 “민주당의 지속되는 가짜뉴스, 정치공세로 정상적인 사업 추진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니 중단한다고 이야기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국책사업이 정치적 선동이나 가짜뉴스로 인해 중단돼 지역 주민이 큰 피해를 보게 되는 일이 생긴 것에 대해 정말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IAEA 검증결과 보고 후속대책 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23.7.3 뉴스1
그러면서도 주민 여론을 고려해 사업 재개도 염두에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번에 검토한 안도 지역 주민 다수가 원하는 안이다. 민주당 소속 전임 군수가 민주당과 당정 협의를 해서 소위 말하는 (김 여사 특혜 의혹이 제기된) ‘2안’으로 추진하는 걸로 건의한 걸로 안다”면서 “민주당도 더 좋은 노선이 있으면 검토해서 제안하는 게 건설적인 방법 아닌가. 현재 노선이 특혜라고 주장만 할 게 아니라, 새 안을 제시하는 게 공당의 책임있는 자세”라면서 협상의 여지를 뒀다.
반면 민주당은 사업 백지화를 선언한 원 장관을 겨냥해 비난을 쏟아내며 제대로 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놀부 심보도 아니고 참 기가 막히다. 내가 못 먹으니까 부숴버리겠다는 것이냐”면서 “치기마저 느껴지는 장관의 백지화 선언이 백지화 돼야 한다”고 쏘아붙였다.
발언하는 정청래 최고위원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6.28 연합뉴스
당 TF 및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 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업 백지화 취소와 내주 국토위 현안질의를 요구하면서, 이번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까지 검토하겠다고 했다. 또 사업 백지화에 대한 책임을 물어 원 장관의 탄핵까지 거론했다. TF 단장인 강득구 의원은 “말 한마디로 (백지화를) 결정하는 것은 국가의 법적 시스템을 무너뜨리는 것이자 행정 독재로, 개인적으로 탄핵을 고민할 수 있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서울-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 진상규명 TF 강득구 단장과 의원들이 6일 오전 경기도 양평군 강상면 고속도로 종점 인근 현장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7.6. 도준석 기자
김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