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문제, 10년이면 해결될 줄 알았는데”

“위안부 문제, 10년이면 해결될 줄 알았는데”

입력 2010-11-08 00:00
수정 2010-11-08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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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지 넘치던 20대에 시작한 싸움이 40대 후반이 되도록 끝나지 않았다.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윤미향 상임대표는 18년 전 일본군 위안부 생존자인 고(故) 김학순 할머니의 사연을 신문에서 읽고 나서 기나긴 싸움에 뛰어들었다.

8일 정대협 창립 20주년(11월16일)을 앞두고 만난 윤 대표는 소감을 묻자 잠시 감회에 젖었다.

“처음 시작할 때는 한 5년, 길어야 10년이면 해결할 수 있을 걸로 생각했다. 20년이란 시간은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정말 낭만적이고 순진한 생각이었다.”

윤 대표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삼척동자도 이해할 수 있는 엄연한 범죄임이 틀림없고, 역사적 사실이라서 문제 해결이 어려울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다”며 “그러나 국제 정치 질서에서는 힘있는 자가 이길 수밖에 없고 일본의 정치 시스템이 지독하게 공고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20년이 지난 이제야 보인다. 천황은 신성불가침의 존재이기에 그 도덕성이나 명예는 털끝만큼도 건드려서는 안 되는데, 위안부 문제를 인정하는 건 그 명예를 더럽히는 것이다. 일본에서 이런 이분법은 보수든 진보든 차이가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윤 대표는 “지난 20년간 긴 싸움은 한 편으로는 이긴 싸움이었다”며 “일본을 바꾸지는 못했지만, 그들의 국가주의나 민족주의라는 거대한 벽 앞에서 피해 여성들이 포기하지 않고 스스로 운동을 끌어왔다”고 말했다.

세계 곳곳을 다니며 그곳에서 만난 사람을 감동시키고, 일본을 단순히 경제 대국으로만 알고 있던 이들에게 과거 어떤 수치스러운 잘못을 했는지 인식시킨 것만 해도 적지않은 성과였다.

윤 대표는 이어 “피해자 할머니들이 사람들 앞에서 웃을 수 있게 된 것도 또 하나의 성과였다”고 말했다.

그는 “1990년대 초 처음 피해자 등록을 받았을 때 만난 할머니들의 얼굴은 흙빛이었고, 혹시 누가 알까 불안해하며 행복하지 않은 표정이었다”며 “이제는 사람들 앞에서 밝게 웃고 당당하며, 어린 학생들에게는 ‘열심히 공부해서 이 나라를 튼튼하게 만들어 달라’고 당부하기까지 하신다”고 말했다.

1991년 등록을 시작해 최근까지 접수한 위안부 피해자는 총 234명. 올해 들어서만 6명이 숨졌고, 현재 생존해 있는 피해자는 82명이다.

2000년대 초에는 고령에 접어든 피해자들이 한 해에 십여 명씩 세상을 떠났다.

이러다 피해자들이 살아 있을 때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는 게 아닌가라는 위기감에 2004년부터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 건립을 서둘러 추진했다.

피해자인 김복동(84) 할머니가 정부에서 받은 보조금을 모아 1천만원을 내놓았다. 매월 1만원씩 기부하는 시민과 여자프로농구 선수들, 수녀들이 나서고 어린이들이 저금통까지 기부해 건립기금 15억원, 약정 금액까지 합해 17억원이 모였다.

윤 대표는 “정대협이 앞에서 뛰긴 했지만 이만큼 올 수 있었던 것은 뒤에서 받쳐준 개인 후원자들 덕분”이라고 했다.

1992년 수요시위를 처음 시작했을 때 사람들이 보내던 시선은 할머니들과 참가자들에게 상처를 줄 정도로 냉담했지만, 1995~1996년 유엔인권위 조사단이 일본을 방문하고 보고서가 채택되자 시선도 달라졌다.

그렇다고 장벽이 없어진 것은 아니다.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은 서울시가 서대문 독립공원 안에 부지를 내주고 건축허가를 받아 착공식까지 했지만, 일부 독립유공단체들의 반발로 아직 한 삽도 뜨지 못했다.

윤 대표는 “위안부는 매춘부이고 자학적인 역사관을 가르치면 안 된다는 일본 우익의 논리와 같다”며 “일본 정부를 향해 외치는 것만큼이나 한국 사회의 변화를 위해 더 열심히 해야겠다. 박물관 건립이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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