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양건 “전제조건 없는 대북정책 결단해야”

北 김양건 “전제조건 없는 대북정책 결단해야”

입력 2014-08-18 00:00
업데이트 2014-08-18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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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북 박지원·임동원과 개성서 회동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과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 등이 17일 방북해 김양건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담당 비서로부터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5주기를 추모하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명의의 조화와 조전문을 전달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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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5주기를 하루 앞둔 17일 북한의 추도 화환을 전달받기 위해 방북한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이 김양건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담당 비서를 따라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 옆 북측 개성공단 총국사무소 안 환담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오른쪽부터 김 비서, 임 전 장관, 박 의원. 개성 사진공동취재단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5주기를 하루 앞둔 17일 북한의 추도 화환을 전달받기 위해 방북한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이 김양건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담당 비서를 따라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 옆 북측 개성공단 총국사무소 안 환담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오른쪽부터 김 비서, 임 전 장관, 박 의원.
개성 사진공동취재단
박 의원과 임 전 장관, 김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홍업 전 의원 등은 이날 오후 5시 10분쯤 개성공단 내 북측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사무소에서 김 통전부장과 맹경일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만나 1시간 5분여간 환담한 뒤 서울로 돌아왔다. 환담 석상에서 김양건은 김 제1위원장 명의의 조화를 전달하고 조의문을 낭독했다고 박 의원 측이 밝혔다. 조화에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을 추모하며, 김정은’이란 문구가 쓰여 있었다. 지난 14일자로 작성된 김 제1위원장 명의의 조전문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5년을 즈음하여 이희호 여사와 유가족들에게 심심한 애도의 뜻을 표합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민족의 화해와 단합 나아가 통일을 위해 기울인 노력과 공적을 잊지 않을 것이며 그가 남긴 업적은 후세에 길이 전해지게 될 것입니다. 나는 유가족들과 김대중평화센터 관계자들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생전의 뜻을 이어받아 통일사업에 계속 앞장서 나가길 바랍니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박 의원은 남측으로 귀환한 뒤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양건은) 핵 폐기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8·15 경축사 발언에 민감하게 반응했다”며 “전제조건이 없이 실천할 수 있는 지도자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김양건은 남북 환경협력 등이 포함된 경축사의 대북 제안에 대해서도 “핵문제를 거론하며 어떤 것들을 하자고 하는 내용이 실현될 수 있겠느냐라고 (평양에서) 의심을 한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양건은 또 “군사훈련도 왜 하필이면 2차 (고위급) 접촉을 제안하면서 하려 하는가”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이에 따라 고위급 접촉 제안에 대한 북한의 호응을 당장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정부 관계자는 이날 김양건의 대남 메시지와 관련, “평소 북한이 갖고 있던 불만을 두루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한이 고위급 회담 자체에 대해서 부정적이라기보다는 시기에 문제를 제기한 만큼 여지는 남겨 놓은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개성 공동취재단·안석 기자 ccto@seoul.co.kr

2014-08-18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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