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파에 취약…軍 개발과정 비난 일어
품질 논란이 끊이지 않은 국산 K11 복합소총의 20㎜ 공중폭발탄 가운데 구형탄 15만발이 전자파 공격에 취약해 폐기될 위기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기 개발 당시 전자파의 영향력을 고려하지 않은 군 당국의 판단 미숙에 따른 것으로 폐기가 확정되면 약 240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방위사업청 관계자는 1일 “국방과학연구소 등이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K11 복합소총 20㎜ 공중폭발탄에 대한 전자파 영향성 확인 시험을 한 결과, 고출력 전자파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확인했다”면서 “한국전자파연구소에서 추가 실험을 실시한 뒤 폐기하거나 전시용으로 비축할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자파 영향성은 당초 국방 규격의 시험 평가 항목에 포함되지 않았고 미군도 전자파 영향 시험을 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K11 소총의 공중폭발탄은 목표물 위에서 터져 참호에 숨은 적을 공격할 수 있다. 하지만 전자파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군 당국은 지난해부터 공중폭발탄에 전자파 충격 센서를 부착했다. 그렇지만 기존에 양산된 공중폭발탄 15만발은 충격 센서가 없다. 탄의 양산 단가가 16만원임을 감안하면 폐기할 경우 240억원의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군 당국이 복잡한 무기 개발 과정에서 여러 요소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게 됐다.
군 당국은 이 밖에 K11 소총의 사격통제장치 균열 현상은 오는 6월까지 후속 조치를 마무리하고 내년까지 생산 예정 물량 3200여정의 전력화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2015-04-02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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