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 1단 추진체 핵심부품 4개 최초 수거군일각 “北은 쏘고 南은 잘 찾아내고..토픽감”
북한이 1998년 8월 장거리 로켓을 처음으로 발사한지 14년 만에 베일에 싸였던 로켓 기술이 하나씩 벗겨지고 있다.북한은 1998년 8월31일 광명성 1호(대포동 1호)를 처음 발사한 데 이어 2006년 7월5일 대포동 2호를, 2009년 4월 은하 2호를 각각 발사했다.
지난 4월 은하 3호를 발사했으나 공중에서 폭발했다. 4차례 모두 태평양 해상으로 떨어지거나 공중에서 폭발돼 잔해물을 거둬들이지 못했다.
이에 따라 북한 장거리 로켓의 성능은 발전해 갔지만 구체적인 기술 수준은 눈으로 확인할 길이 없어 모두 추정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지난 12일 재발사한 은하 3호의 1단 로켓 추진체가 변산반도 서방 150여㎞ 해상에 떨어지고 우리 군이 이 잔해들을 추적 인양하는 데 성공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처음 발사한 지 14년 만에 핵심부품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군은 지난 14일 새벽 온전한 형태의 1단 로켓 추진체의 산화제통을 인양했다. 이어 21일에는 1단 산화제통과 연결된 연료통과 연료통 하단부위, 엔진 연결링 등 3점의 잔해를 추가로 수거하는데 성공했다.
산화제통 분석을 통해서는 북한이 이번 로켓에 스커드ㆍ노동미사일의 산화제와 같은 ‘적연질산’을 사용한 것이 밝혀졌다. 대부분 국가에서 인공위성 발사체의 산화제로 액체 산소를 사용하는 것과 정반대라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군과 민간 전문가들은 장거리 로켓에 미사일 산화제가 사용됐다는 것을 근거로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의도가 더 큰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산화제통의 용량(48t)을 기준으로 1단 로켓의 추진력을 118t으로 계산했다. 이를 시뮬레이션한 결과 500~600㎏의 탄두를 장착하고 1만㎞ 이상을 비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추산했다.
이번에 추가로 수거된 연료통을 통해서는 연료량을 계산, 산화제 용량으로 추산했던 1단 로켓의 추진력을 더욱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산화제 양과 연료량으로 추진력을 정확하게 계산하면 장거리 로켓의 비행능력이 자세히 드러나게 된다.
미국 전문가들은 북한이 앞으로 2~3년 내에 미 서부에 도달할 수 있는 ICBM을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에 실물을 통해 분석하면 이런 평가를 증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때문에 미국의 경우 군 당국 뿐아니라 민간 연구기관에서도 우리 군의 분석 결과를 비롯한 수거한 잔해를 직접 관찰할 기회를 달라고 요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료통 하단부에는 4개의 엔진으로 연료와 산화제를 공급한 것으로 보이는 흰색의 원통 4개가 찌그러져 뒤엉켜 있고 금속성 튜브도 부착되어 있다. 이 튜브는 연료통에 부착된 것과 모양과 크기가 같아 동일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둥근 모양의 엔진 연결링을 분석하면 그간 알려진 것처럼 1단 로켓의 엔진이 4개인 지가 식별될 것이라고 군의 한 전문가는 전했다.
연결링에 달렸던 로켓 엔진은 모두 떨어져 나갔지만 배선이 비교적 온전한 형태로 남아 있어 장착된 엔진 형태를 알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해군은 해상 날씨가 좋아지면 로켓 잔해 4개를 찾아낸 소해함(기뢰제거함)인 ‘옹진함’을 투입해 해저에 가라앉은 로켓 엔진 탐색 작업을 계속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군 일각에서는 수심 85m의 펄 바닥에서 찾기가 쉽지 않은 로켓 잔해를 식별한 우리 해군의 탐색 능력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한 전문가는 “북한이 수작업으로 용접한 장거리 로켓을 성공적으로 발사하고 남쪽에서는 이 로켓의 핵심 부품을 해저에서 성공적으로 찾아낸 것은 다른 나라 시각으로 보면 토픽감”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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