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장관회의 ‘높아진 한국위상’

G20장관회의 ‘높아진 한국위상’

입력 2010-04-24 00:00
수정 2010-04-24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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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가이트너 장관 직접마중… IMF·WB총재 면담 연장요청

상전벽해(桑田碧海)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 참석차 5박6일 일정으로 미국 워싱턴을 방문 중인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달라진 위상을 실감하고 있다. 올해 G20 의장국을 맡게 되면서 부쩍 높아진 ‘국격’ 덕분일 터.

윤 장관은 첫날(21일·현지시간)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과 면담을 위해 재무부를 방문했다. 윤 장관이 접견실에 들어서자 가이트너 장관이 마중을 나왔다. 접견실 내 대형 태극기가 있는 곳으로 안내했다.

테이블 위에는 태극기와 미국 성조기가 나란히 진열돼 있었다. 재정부 관계자는 “우리나라 장관을 맞이할 때 미국이 이렇게 대형 태극기를 성조기와 함께 진열하고 장관이 마중을 나와 환대해 준 것은 흔치 않다.”고 설명했다.

G20 주요국가 및 국제기구 수장들과의 면담도 줄을 이었다.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WB) 총재도 윤 장관을 만나 면담 시간을 늘려 달라고 요청했다. IMF 총재 접견실에는 스트로스칸 총재와 존 립스키 수석부총재, 아누프 싱 아시아·태평양국 국장 등이 집결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1997년 외환위기 때 한 명만 만날 수 있어도 감지덕지했던 인사들인데 이제는 이들이 윤 장관의 한마디를 듣고자 제 발로 모였다.”고 전했다.

더욱이 스트로스칸 총재는 연달아 이어지는 양자 면담 요청 때문에 윤 장관과 20분 동안만 면담을 잡았다가 35분을 넘겨도 끝내지 않았다. 예전에 비하면 갑(甲)과 을(乙)이 뒤바뀐 형국이다.

윤 장관은 이어 졸릭 WB 총재를 보러 접견실을 찾아갔다. 졸릭 총재의 영접도 과거와 달랐다. 과거에는 동아시아 담당 부총재 정도만 배석했지만, 이번에는 동아시아 담당 부총재인 짐 애덤스뿐 아니라 사무총장 2명, 저스트 린 수석부총재 겸 수석 이코노미스트 등이 배석했다.

22일에는 한·미경제연구소(KEI) 주최로 마커스 부르너마이어 프린스턴대 교수, 모리스 골드스타인 피터슨연구소 연구위원, 마틴 베일리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 등 은행세 등 금융권 분담방안의 최고 전문가들에게서 특별 과외를 받았다. 세계적인 석학인 신현송(프린스턴대 경제학과 교수) 청와대 국제경제보좌관이 직접 섭외를 했다.

이후에도 해당국들의 간곡한 요청으로 캐나다와 인도네시아, 스페인 재무장관을 차례로 만났다. 23일 IMF 본부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는 의장으로서 제1세션인 금융 규제 방안에 대한 토의를 주재했다. 윤 장관은 회의를 마친 뒤 캐나다 재무장관과 함께 공동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짧은 일정동안 10차례 이상의 양자 면담이 잡혀 있다.”면서 “의장국으로서 달라진 위상을 실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2010-04-24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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