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서 서울까지…위상 다졌다

워싱턴서 서울까지…위상 다졌다

입력 2010-11-12 00:00
업데이트 2010-11-12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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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출범한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가 서울 서밋을 계기로 전환점을 맞았다.

 지난 2년간 논의됐던 다양한 의제들이 5차회의인 서울에서 상당수가 합의물을 내놓는 동시에 새 출발을 했기 때문이다.회의의 초점도 초기의 ’위기 극복‘에서 이제는 ’균형성장‘으로 패러다임의 전환을 맞이했다.

 세계 경제의 최고위급 포럼으로 위상을 다지고 정례화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세계경제 최고 포럼으로 자리매김G20은 1999년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로 시작했다.1990년대 후반 아시아 국가의 외환위기를 계기로 국제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협의체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G20에는 G8(G7+러시아)에 한국,중국,인도,브라질,인도네시아,호주,멕시코,아르헨티나,남아공,사우디,터키 등 11개국과 유럽연합(EU)의장국이 추가됐다.’브릭스(BRICs)‘와 지역별 대표국들이 포함된 것이다.

 1999년 12월 베를린에서 첫 장관회의가 열린 것을 시작으로 G20은 해마다 재무장관회의를 열어 환율제도,대외 채무,자본 이동 등 위기재발 방지 대책은 물론 테러 자금 조달방지,돈세탁,조세회피 등이 회의 테이블에 오르내렸다.

 이런 G20재무장관회의가 정상회의로 격상된 결정적 배경은 전대미문의 위기 또는 대공황 이후 최대 위기로 불린 리먼 브러더스 사태 때문이다.2008년 9월 불거진 리먼 사태는 글로벌 경제 위기로 번지는 상황에서 유럽과 미국은 책임공방에 급급하면서 그동안 경제 문제를 전담해오던 G7은 한계상황에 봉착했다.

 1990~2000년대를 거치면서 중국,브라질,인도,러시아 등 브릭스(BRICs)의 급부상을 비롯한 신흥.개도국의 성장은 G7만 모인 경제정상회의를 ’선진국만의 리그‘로 움츠러들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결국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금융정상회의를 제안하고 조지 부시 당시 미 대통령이 11월15일 워싱턴에서 1차 G20 정상회의를 소집하면서 출발하게 됐다.

 그간 재무장관회의를 통해 검증된 G20을 택한 것이다.실제 G20은 세계 인구의 3분의 2,세계 GDP에서 85%를 차지할 만큼 대표성이 강하다.

 이에 따라 1973년 1차 오일쇼크 당시 등장한 G5(미국,프랑스 영국 독일 일본) 재무장관회의와 정상회의에 이어 이탈리아와 캐나다가 가세한 G7,러시아까지 참여한 G8 등으로 진화해온 협의체는 이젠 적어도 경제 분야에서는 G20이 대세로 굳어졌다.

 ◇위기극복에서 균형성장으로..경제 거버넌스 다진다G20 정상회의는 2008년 11월 워싱턴에서 시작해 지난해 4월과 9월 런던과 피츠버그,지난 6월 토론토를 돌아 이번에 다섯 번째로 서울회의까지 마무리됐다.

 초기에는 월 스트리트의 충격이 전 세계로 번지면서 국제금융시장이 사실상 마비되는 위기를 진화하는 게 발등의 불이었다.이 때문에 워싱턴 선언은 세계경제와 금융시장의 위기 극복이 주제였고 위기의 진앙인 금융시장에 대한 개혁방향이 구체화됐다.

 여기서 △투명성과 책임성 강화 △금융감독.규제 개선 △금융시장 신뢰성 제고 △국제 협력 강화 △국제금융기구 개혁 등 금융시장 개혁을 위한 5대 원칙이 천명됐다.

 아울러 이명박 대통령이 제안한 보호무역 장벽의 추가 설치를 금지하자는 ’스탠드스틸(Standstill)‘ 원칙도 강조됐다.

 런던 회의는 워싱턴회의의 연장선상에서 경기 부양이 초점이었다.세계경제와 고용시장 회복을 위해 2010년까지 5조 달러의 재정을 퍼붓자는 공조를 약속했다.금융규제 개혁을 위해 금융안정포럼(FSF)을 확대개편한 금융안정위원회(FSB)도 출범시켰다.

 피츠버그에서 열린 3차 회의는 G20정상회의를 국제 경제금융 분야의 프리미어 포럼으로 격상시킨 게 성과다.아울러 경기 회복 분위기와 맞물려 출구전략의 국제공조를 약속했다.

 특히 서울회의의 최대 이슈가 된 ’지속가능한 균형성장 프레임워크(협력체계)‘ 논의가 시작된 것도 핵심 합의다.우리에겐 한국이 올해 회의 개최국으로 결정된 것이 피츠버그 회의의 최대 성과다.

 토론토 회의는 올해 들어 부각된 남유럽 국가의 재정위기가 화두가 됐다.재정 건전성 강화를 위한 노력이 선언문에 명시됐다.특히 우리나라가 주도한 글로벌 금융안전망과 개발 이슈를 의제로 공식화하는 성과를 올렸다.2010년까지로 돼 있던 스탠드스틸 공약도 2013년까지 3년 연장됐다.

 이번 서울 회의는 그간의 논의를 매듭짓는 자리가 됐다.우선 금융규제 개혁,국제통화기금(IMF) 쿼터 조정이 마무리됐고 글로벌 금융안전망과 개발 의제를 본 궤도에 올려놓았기 때문이다.

 특히 환율 공방과 연결돼 최대 이슈가 됐던 균형성장 프레임워크 논의도 국가별 행동계획을 구체화하면서 절반의 성공을 일궈냈다.

 이로써 G20 논의의 흐름은 서울에서 당면한 위기 극복 문제를 일단락하는 동시에 세계경제의 중장기 성장 문제를 논의하는 쪽으로 옮겨가는 전환점을 맞게 됐으며 세계 경제 거버넌스로 위상을 다지게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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