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세계경제 방향타 설정

서울서 세계경제 방향타 설정

입력 2010-11-12 00:00
업데이트 2010-11-12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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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주요 20개국) 정상들이 12일 채택한 ‘서울 선언’은 경제위기 재발을 막는 종합처방과 실천계획을 담아내고 앞으로 세계 경제가 나아갈 길을 설정한 것으로 평가된다.

 금융회사에 대한 강화된 자본과 유동성 규제인 ‘바젤Ⅲ’를 최종 확정하며 새로운 금융규범의 출범을 알렸다.국제통화기금(IMF) 쿼터(지분) 개혁을 일단락하면서 세계 경제에서 신흥.개도국의 목소리를 키우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특히 환율 관련 3대 원칙을 정상들이 천명하고 최대 쟁점인 경상수지 가이드라인에 대해선 로드맵을 구체화하면서 전반적으로 진일보했다는 분석을 낳고 있다.

 한국이 주도해온 ‘코리아 이니셔티브’인 글로벌 금융안전망이 본궤도에 올랐고 개도국 관심사인 개발 의제는 ‘서울 컨센서스’로 모습을 드러내면서 G20 외연 확장과 위상 강화에 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진통 끝 서울선언 탄생..결실 풍성1박2일간의 진통 끝에 접점을 찾은 서울선언은 서문 20개 항에 합의문 74개 항으로 구성됐다.한글판이 A4 용지로 40쪽에 달한다.여기에 부속서도 3개 따라붙으면서 지금껏 5차례의 정상회의 가운데 가장 방대한 분량이다.

 그만큼 서울회의가 다룬 의제의 스펙트럼이 넓었다는 방증이다.

 이처럼 결실이 풍성한 것은 2008년 11월 1차 회의 때부터 논의됐던 의제 가운데 상당수가 이번에 완성된데다 회의를 거듭하면서 추가된 의제들에 대한 합의도 담아냈기 때문이다.지난 2년의 노력이 투영된 결과물에 대한 화룡점정이 서울에서 이뤄진 셈이다.

 실례로 금융규제 강화 방안과 국제금융기구 지배구조 개혁 등이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머리를 맞댔던 G20의 초기 의제였다면,지속 가능한 균형성장을 위한 프레임워크(협력체계)나 코리아 이니셔티브는 각각 3차와 4차 회의에서 추가된 것들이다.

 의제의 흐름은 서울을 계기로 당면한 위기 극복 문제를 일단락하는 동시에 세계경제의 중장기 성장 문제를 논의하는 쪽으로 옮겨가는 전환점을 맞게 됐다.

 ◇서울선언 세계경제 이정표..환율해법 진일보 이렇듯 서울 선언은 세계 경제 현안의 전반을 진단하고 현안별 논의 방향과 해법을 모색했다는 점에서 세계 경제의 이정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막판까지 줄다리기를 벌였던 환율 해법은 경상수지 가이드라인을 내년 상반기에 마련하고 그 가이드라인에 대한 첫 평가도 하기로 했다.논란이 됐던 가이드라인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마련한 것이다.

 지난달 열린 경주 G20 재무장관 회의 때보다 진일보한 합의라는 평가다.이달 초 미국의 양적 완화에 대한 비난이 속출한데다 수출대국인 중국,독일,일본이 경상수지 관리제에 대한 반대 진영에 섰던 점을 고려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라는 게 회의 소식통의 전언이다.

 특히 지난달 경주 합의인 ‘시장결정적 환율제도 이행’과 ‘경쟁적 평가절하 자제’ 등 환율 원칙을 정상의 목소리로 재확인하는데 그치지 않고 ‘환율 유연성 제고’라는 원칙까지 추가한 것도 성과다.환율 관련 3대 원칙을 마련한 셈이다.

 이에 따라 환율 전쟁은 수그러들 전망이지만 시장의 반응이 관건이다.

 이와 맞물려 주목할 만한 합의는 과도한 자본 유출입의 악영향을 완화하기 위한 거시 건전성 규제 도입의 길을 터준 것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이에 따라 자본 유출입 규제를 이번 회의 이후로 미뤄둔 정부로서도 규제에 따른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아울러 강하고 지속 가능한 균형성장을 위한 G20 회원국의 약속도 담아냈다.

 이는 부속서는 아니지만 ‘공약집’ 형태로 만들어졌으며 각국의 재정.금융 분야는 물론 구조개혁과 통화환율 정책에 대한 계획을 담아냈다.이는 균형성장 공조를 위한 각국의 거시정책 리스트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금융안전망.개발 이슈 ‘급물살’지난 2년간 논의됐던 금융규제 강화 방안은 이번 회의를 통해 추인되면서 장기 일정에 따라 실천을 눈앞에 두게 됐다.코리아 이니셔티브 가운데 글로벌 금융안전망의 경우 1단계 조치로 IMF가 마련한 탄력대출제도(FCL) 개선과 예방대출제도(PCL)의 신설을 환영하고 2단계로 시스템적 충격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 마련에 착수하기로 했다.

 지역 안전망과 IMF의 협력 증진 방안은 물론 지역협정의 위기예방능력을 강화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도 이어가기로 하면서 일시적 외화 유동성 위기에 대한 신흥국들의 우려를 덜어줄 전망이다.

 개발도상국의 지지를 받는 개발 의제의 경우 ‘다 함께 성장을 위한 서울 개발 컨센서스’와 ‘다년간 개발행동계획’을 각각의 부속서에 담아내면서 향후 실천을 향한 개도국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돕는 방법론을 구체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G20 정상들이 1차 워싱턴 회의에서 ‘개혁 원칙 이행을 위한 실천계획’을 통해 밑그림을 짰던 금융규제 개혁에 대해선 이번 회의에서 그동안 바젤위원회 등이 만든 새로운 은행 자본.유동성 체계 등 세부 방안을 최종 승인하는 모습을 갖췄다.

 이는 향후 금융규범의 변화를 의미하는 만큼 세계 금융계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국제금융기구 개혁의 경우 지난달 경주 합의를 바탕으로 지난 5일 IMF 이사회가 의결한 IMF 쿼터 개혁안을 그대로 추인하고 지분 이전 작업을 2012년까지 완료하도록 했다.선진국이 지분 6%포인트를 신흥.개도국에 넘기기로 하면서 중국이 6위에서 3위로 급부상하고 한국이 18위에서 16위로 상승하게 됐다.

 이는 IMF에서 브릭스(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를 중심으로 한 신흥.개도국의 발언권이 높아지면서 경제 권력에 지각변동이 일어나는 셈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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