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영향? 여야 3당 모두 비례대표 1번은 ‘과학자’

알파고 영향? 여야 3당 모두 비례대표 1번은 ‘과학자’

입력 2016-03-24 10:53
업데이트 2016-03-24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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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통·소외계층 1번으로 내세웠던 역대선거와 대비

여야가 4·13 총선 비례대표 후보 공천을 마친 가운데 비례대표의 상징인 1번 후보로 모두 과학자 또는 수학자를 내세워 눈길을 끌고 있다.

새누리당은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과 클라우드 기술 전문가인 송희경(52) 전 KT평창동계올림픽 지원사업단장을 비례대표 1번으로 배정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수학비타민’과 ‘수학콘서트’ 등 인기 수학 교양서 저자로 교육계에 잘 알려진 박경미(51) 홍익대 수학과 교수를 1번으로 내세웠다.

국민의당 비례 1번에는 표준과학연구원에서 30여년간 한 우물만 판 여성과학자인 신용현(55) 한국표준과학연구원장이 이름을 올렸다.

이는 역대 선거에서 경제통(通)이나 소외계층 대변자를 비례대표 1번 후보로 공천, 경제발전 및 경제위기 타파 의지나 소위계층을 배려하는 당의 이미지를 부각시켜왔던 것과 대비를 이루는 것이다.

19대 총선의 경우 비례대표 1번 후보로 새누리당은 대한여성과학기술인 회장을 지낸 민병주 원자력연수원장을, 민주통합당은 노동전문가인 전순옥 참여성노동복지터 대표를 내세웠다.

18대 총선에선 한나라당의 경우 사회활동가인 강명순 부스러기사랑나눔회 상임이사를, 통합민주당은 경제전문가인 이성남 전 한은 금융통화위 위원을 각각 1번에 배치했다.

17대 총선에선 열린우리당이 장향숙 한국장애인연합공동대표를, 한나라당은 대통령자문 국민경제자문위원인 김애실 한국외대 경제학과 교수를 각각 1번으로 공천했다.

이처럼 역대 선거와 달리 20대 총선에서 여야 3당이 이공계 출신 전문가를 비례대표 1번으로 내세운 것은 기초과학 발전에 대한 각 당의 관심의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1차적으로 해석된다.

국민의당 천근아 비례대표추천위원장은 신 원장을 비례대표 후보 1번으로 배정한 데 대해 “미래 먹거리를 준비하는 정치가 돼야 한다. 준비된 수권정당의 주역이 될 분을 우선 추천했다”고 말했다.

뿐만아니라 최근 열린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 간 ‘세기의 대국’ 후 인공지능 분야 기초학문인 과학과 수학에 대해 높아진 국민의 관심이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더민주 김성수 대변인은 비례대표 후보를 발표하면서 “최근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대결 영향으로 인공지능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크게 늘었다”며 “인공지능의 기본은 수학이란 점을 고려해 박 교수를 1번으로 모셨다”고 설명했다.

3당의 비례대표 1번들은 이같은 공통점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살아온 이력에서는 차별성도 드러난다.

새누리당 비례대표 1번인 송 후보는 이화여자대학교 전자계산학과를 졸업, 대우정보시스템 기술정보실장, KT G&E부문 기업IT사업본부장과 GiGa IoT사업단장을 지냈다. 대우정보시스템을 다니며 첫 여성 임원이라는 타이틀을 달았고, KT에서는 전무급 이상 임원 28명 중 유일한 여성이었다. 직장을 다니면서 아주대학교 정보통신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한국과학기술원(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땄다. 송 전 단장은 두 자녀를 키워낸 28년차 워킹맘이기도 하다.

더민주 비례대표 1번인 대학교수 박 후보는 인기 수학 교양서 저자로 교육계에 잘 알려졌을 뿐만아니라 교육부 정책자문위원과 대학구조개혁위원 등을 지냈고 2014년에는 MBC ‘100분 토론’ 진행을 맡기도 했다. 박 교수는 비례로 선정된 후 2004년 발간된 한국수학교육학회지에 논문을 기고하면서 제자의 석사학위 논문을 거의 그대로 실었다는 의혹이 일부 언론서 제기되기도 했으나 당시 소명이 됐다는 당의 판단 하에 1번 자리를 유지했다.

국민의당 비례 1번인 신 후보는 연세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뒤 동대학원에서 고체물리학 석사학위를, 1999년 충남대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1984년 표준과학연구원에 들어가 한 우물만 판 여성과학자로, 2014년부터 12대 원장으로 활동했다.

한편, 국민의당은 비례 2번에도 오세정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를 배정했다. 오 교수 역시 1998년 한국과학상을 수상하는 등 고체 물리학 분야의 세계적 학자로 평가받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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