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째 어려운 이웃에 사랑 배달

15년째 어려운 이웃에 사랑 배달

입력 2010-04-08 00:00
수정 2010-04-08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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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집배원 대상’ 황성화씨

우편물을 배달하듯 이웃주민들에게 사랑을 전달하고 있는 부산 동래우체국 집배원 황성화(43)씨가 올해 ‘집배원 대상’을 받는다. 집배원 대상은 지식경제부 우정사업본부가 전국 1만 7000여명의 집배원 가운데 최고의 집배원에게 주는 영예로운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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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집배원 대상 수상자인 황성화(오른쪽)씨가 노인의 식사를 돕고 있다. 우정사업본부 제공
올해 집배원 대상 수상자인 황성화(오른쪽)씨가 노인의 식사를 돕고 있다.
우정사업본부 제공








황 집배원은 소년소녀가장, 결식학생, 혼자 사는 노인 등 20여명의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다. 황 집배원이 나눔활동을 벌이게 된 것은 1996년부터.

“우편 배달을 하다 보면 하루 밥 세끼를 못 드시는 분들도 있고, 소년소녀 가장도 많더라고요. 잘 먹어야 하는 한창 나이에 형편이 어려워 급식을 못한다는 게 너무 가슴 아팠습니다. 작은 도움인데도 아이들이 열심히 공부하는 걸 보면 오히려 부끄러운 생각이 듭니다.”

황 집배원은 ‘새로 생긴 딸들’이 1주일에 한 번씩 보내오는 문자 메시지를 보여주며 자랑을 늘어놓았다. 그는 고등학생 2명, 중학생 3명의 급식비를 지원해 주고 있다.

“오늘 아침에도 문자가 왔죠. 운전 조심하고 밥 꼭 챙겨 먹으라는 내용이었어요. 편지와 사진도 보내오는데 서랍에 잘 간직하고 있어요. 그걸 볼 때마다 작지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기쁩니다.”

그가 돕고 있는 고등학생은 할머니와 단 둘이 사는 조손가정 자녀다. 그의 도움을 받고 있는 김모(77) 할머니는 “작년에 고등학교 입학때 황 집배원이 교복을 사줬는데, 얼마 전에는 신발도 선물해 줬다. 자기도 가정이 있으면서 한결같이 도움을 줘 너무 고맙다.”면서 “없는 사람들한테 많은 도움을 주는 것을 이웃들도 다 알고 있다.”고 말했다.

황 집배원은 혼자 사는 노인들의 식사를 챙겨주고 한달에 두 번씩 목욕봉사도 하고 있다. 그는 “중학생 아들과 함께 목욕탕에 노인을 모시고 가기 때문에 교육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명절에는 경로당 노인들에게 식사도 대접한다.

많지 않은 월급을 푼푼이 쪼개어 나눔을 계속하는 이유는 뭘까. 황 집배원은 “혼자 잘살면 무슨 재미가 있겠느냐. 나의 조그만 정성이 그들에게는 큰 도움이 되는 것이 기쁘다.”는 소박한 답변이 돌아왔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2010-04-08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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