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살던 월세 아파트서 투신 “사업 힘들어져 우울증약 복용”

연합뉴스
사망한 이재찬씨
연합뉴스
연합뉴스
18일 오전 7시쯤 서울 이촌동의 한 아파트 1층 현관 앞에서 이씨가 흰색 면티를 입은 채 숨져 있는 것을 경비원 신모(61)씨가 발견해 신고했다고 서울 용산경찰서가 밝혔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이씨가 수년간 직업과 고정소득이 없었던 점으로 미뤄 생활고 및 신병 비관으로 투신 자살한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사망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생활고 이외에 다른 이유가 밝혀지지 않았다. 한 달에 150만원 하는 월세도 본가에서 도와줬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사업이 힘들어지면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우울증 약을 복용해 왔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족 측은 “(이씨는) 2004년부터 한 중견 엔터테인먼트 업체의 실질적인 회장역할을 해 왔으며 현재까지도 사업에 대한 방향설정을 도왔다. 생활고로 인한 자살은 터무니없는 추측”이라고 해명했다.
경찰 조사결과 이씨는 머리와 장기 손상으로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직전 이씨는 이 아파트 5층에 있는 자기 집에 혼자 머물고 있었으며, 최근 5년간 가족과 떨어져 이곳에서 월세로 생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의 시신은 사고 직후 순천향대병원에 옮겨져 검시를 마쳤으며, 빈소는 서울 일원동의 삼성의료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이씨는 최원석 전 동아그룹 회장의 딸 선희씨의 남편으로 경복고와 미 디트로이트대학을 졸업했다. 1992년에는 ㈜새한 계열사인 디지털미디어를 설립, 운영했으나 2000년 새한그룹이 워크아웃되면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이후 특별한 직업 없이 투자활동을 해 왔으나 크게 재미를 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두걸·김양진기자 douzirl@seoul.co.kr
2010-08-19 8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