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씨 국새제작 기술적 오류 지적 묵살”

“민씨 국새제작 기술적 오류 지적 묵살”

입력 2010-08-30 00:00
수정 2010-08-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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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새를 만들고 남은 금을 빼돌려 만든 금인(印)으로 정·관계에 로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는 민홍규(56) 전 국새제작단장이 자문위원들로부터 기술적 오류를 지적받고도 이를 묵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제4대 국새제작 당시 자문위원이었던 조창용 한국기계연구원 부설 재료연구소 책임연구원은 29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민 제작단장이 국새자문위원들 앞에서 제작계획에 대해 설명할 때 몇가지 기술적 오류를 지적받았다.”면서 “금속공학 박사인 내가 설명해도 민씨가 전통기법만 주장하면서 ‘현대 금속공학이 잘못됐다.’는 등 격하게 반발했다.”고 밝혔다. 조 연구원은 “국새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해 제작할 것을 재차 건의했지만 이후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나 국새제작단으로부터 조언 요청을 받은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제4대 국새도 제3대 국새처럼 균열 등 결함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조 연구원은 “제3대 국새에 균열이 생긴 원인은 전통방식으로 만들지 않아서가 아니라 애당초 설계상 결함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국새의 속이 텅비어 있어 빈 종이 상자를 위에서 누르면 찌그러지는 것과 같은 원리라는 설명이다. 제4대 국새도 속이 빈 상태로 만들어졌다면 균열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조 원장은 “자문위원회에서 제시한 인면(印面)의 크기, 금합금(18K) 등에 대한 규격을 민씨가 제대로 지켰는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새를 새로 제작해야 한다는 일부 여론과 관련, 행안부 실무담당자는 “국새 의혹과 관련해 국새를 교체해야 한다는 일부 여론이 있으나 이에 대한 내부 검토는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최병훈 4대 국새 자문위원은 “국새가 조선시대의 것을 복원하는 게 아니라 시대상이 반영된 국가상징물이라면 전통적 주조 방식이 아니어도 괜찮다고 본다.”면서 “5대 국새를 굳이 만들어서 세금을 낭비할 필요가 없지 않으냐.”고 주장했다.

김효섭·이민영기자 newworld@seoul.co.kr

2010-08-3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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