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아바이마을’서 첫 이산가족 상봉자 나와

속초 ‘아바이마을’서 첫 이산가족 상봉자 나와

입력 2010-10-20 00:00
업데이트 2010-10-20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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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난아이의 토실토실한 모습이 눈에 선한데..그 딸이 환갑을 넘겨서 이렇게 만나게 되네요”

그동안 단 한 사람도 이산가족 상봉자가 나오지 않아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만들었던 우리나라 대표적 실향민촌인 속초 청호동 아바이마을에서 첫 이산가족 상봉자가 나왔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오는 30일부터 금강산에서 열리는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에 상봉대상자로 선정된 김동율(82)씨.

 남측대상자 100명 가운데 한사람으로 선정된 김씨는 “죽기 전에 가능할까 생각했던 가족 상봉이 드디어 현실로 이뤄지게 됐다”며 “너무 기뻐 아무 말도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언젠가는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꿈속에 그려왔던 부인이 사망했다는 소식에 백발노인이 된 김씨는 눈시울을 적셨다.

 이 때문에 김씨는 “딸아이를 만나면 아내 소식을 제일 먼저 물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결혼생활 2년도 채 못하고 헤어진 거지요...”함경남도 영흥군이 고향인 김씨는 6.25가 일어나기 1년 전에 부친과 함께 월남했다.

 남과 북이 38선을 경계로 갈라져 어수선했던 시절,부친 소유 선박편으로 월남한 김씨는 동네주민 180명은 같은 배를 타고 월남했으나 정작 가족들은 데려오지 못했다.

 분위기가 악화되면 즉시 북으로 가서 두고온 가족들을 데려오겠다는 생각이었는데 6·25 전쟁이 일어나면서 어처구니없는 긴 이별을 해야 했다.

 이후 속초에 정착한 김씨는 지금의 부인을 만나 2남2녀의 자녀를 두고 60년을 살았다.

 이번 상봉에서 김씨는 살아 있다고 확인된 딸(61)과 외손자(36)를 만날 예정이다.

 하지만 생사확인을 신청했던 아내(81)와 누나(85),조카(65)는 사망했다는 통보가 왔다.

 30여년전 돌아가신 선친 영정사진을 비롯해 가족사진 등 딸에게 전해 줄 사진을 한 꾸러미 사진관에서 찾아온 김씨는 “이제 겨울이 다가오는데 추위를 이겨낼 수 있는 따뜻한 옷을 선물로 사다주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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