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마을숲’, 사토야마와 전혀 달라”

“한국 ‘마을숲’, 사토야마와 전혀 달라”

입력 2010-10-21 00:00
수정 2010-10-21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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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마을숲(Maeulsoop)’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일본의 ‘사토야마(里山)’와는 전혀 다른 숲입니다.”

산림청이 일본의 마을숲인 사토야마와 한판 승부를 벌인다. 일본이 전 세계 농경과 관련있는 마을숲을 ‘사토야마식 경관(Satoyama-like landscape)’으로 주장하는 데 대한 정면 대응이다. 첫 결전 장소는 적지인 일본이다. 작지만 큰 한·일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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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경남 남해 물건리의 ‘어부림’ 전경. 바다에서 세차게 불어오는 바람으로부터 마을과 논 등 삶의 터전을 보호하기 위해 조성한 방풍림이다. 방풍림 뒤쪽의 벼가 그대로인 반면 숲이 없는 방향의 벼는 쓰러져 있다. 산림과학원 제공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경남 남해 물건리의 ‘어부림’ 전경. 바다에서 세차게 불어오는 바람으로부터 마을과 논 등 삶의 터전을 보호하기 위해 조성한 방풍림이다. 방풍림 뒤쪽의 벼가 그대로인 반면 숲이 없는 방향의 벼는 쓰러져 있다.
산림과학원 제공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지난 18일부터 오는 29일까지 일본 나고야에서 열리고 있는 제10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에서 한국의 마을숲 전파에 나섰다. 일본은 사토야마 연구를 거쳐 10년 전부터 아시아 각국에 숲을 조성했다. 일본은 이번 총회에서 지속적인 생물자원 이용 측면에서 사토야마 의제를 발표한다.

우리나라로서는 더이상 방치할 경우 한국 고유의 숲이 사토야마로 명명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고조됐다. 일본의 논리라면 마을숲은 사토야마의 아류에 불과하다.

산림과학원은 한국의 마을숲을 소개하는 리플릿을 제작, 190여개 참가국 대표들을 만나 홍보에 집중하고 있다. 차기 당사국총회에 정식 의제로 상정하기 위한 의지도 표명했다. 한국의 마을숲이 마을을 보호하고, 자손만대가 살 수 있는 환경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백두대간과 연계, 뒤에는 산이 있고, 앞에는 물이 흐르는 배산임수(背山臨水) 체계인 한국의 마을이 지형적 결함 보완을 위해 숲을 조성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마을 단위로 향약·규약 등 주민 간 자발적 합의로 조성, 관리돼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문화적 가치도 크다고 역설했다. 전남 영광 법성포 ‘숲정이’는 주민들이 뒷산을 ‘누워 있는 소’로 인식, 숲 보전을 위해 주민들이 해마다 단오제를 열고 있다. 비단벌레·원앙·솔부엉이·붉은배새매 등 보호생물종이 서식하고 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2010-10-21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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