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원짜리 42개 기부한 대학생들 “총장님 좀…”

10원짜리 42개 기부한 대학생들 “총장님 좀…”

입력 2010-10-21 00:00
수정 2010-10-21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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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 윤리문화학과 학생들이 학교 발전기금이라며 10원짜리 동전으로만 420원을 기부한 사연이 알려져 관심을 끈다.

이 학과 4학년생 조승연(24.여)씨는 ‘항상 학교 발전을 위해 고생하시는 총장님. 안녕하세요’란 제목의 대자보를 교내 20여 곳에 붙여 420원을 기부한 사실을 알렸다. 학교 측의 학과 구조조정에 반대한다는 뜻을 반어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그는 “윤리문화학과 학생이 지난 11일부터 사흘간 10원씩 모아 420원을 본관에 납부했다”며 “십시일반 정성으로 모았고 (총장님이) 기쁜 마음으로 받아주셔서 ‘학교 발전’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적었다.

이어 “학생은 돈 버는 주체가 아니다. 몇 년간 학과 인원이 줄어 많은 돈을 준비하지 못했지만 총장님이 추구하는 바에 조금이나마 들어맞았다는 생각에 뿌듯함을 느낀다. 기부자 명단에 윤리문화학과 이름이 들어가면 매우 기쁠 것”이라며 학교 정책을 비꼬았다.

조씨는 동국대가 2007년부터 시행해온 입학정원관리시스템의 개선을 요구하는 차원에서 이런 기부 운동에 나섰다고 한다.

동국대는 오영교 총장이 취임하면서 매년 입학성적과 입학경쟁률, 취업률 등을 토대로 학과 평가를 해 하위 15%에 해당하는 학과의 입학정원을 10∼15% 줄이는 대신 평가 결과가 우수한 학과에 정원을 나눠주고 있다.

그 결과 윤리문화학과 정원은 애초 30명에서 매년 줄어 2011학년도 신입생 기준으로 15명까지 감소했다.

조씨는 “우리 과 공동체가 학교로부터 무시당한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학과 구조조정 문제를 공론화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조씨는 독특한 1인 시위 방식으로 교내에서 이미 주목받았다. 올해 2학기부터 등교하면 B4 용지에 ‘걱정 없이 공부를 하고 싶어’ ‘일방적인 구조조정에 반대합니다’란 글을 써서 옷에 붙이고 다녔다.

동국대 관계자는 “기부 액수가 많지 않아 학교발전 기부자 명단에는 윤리문화학과 이름을 올리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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