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했으니까 맞는 것” 대다수 운동부원 ‘폭력 불감증’

“잘못했으니까 맞는 것” 대다수 운동부원 ‘폭력 불감증’

입력 2010-11-02 00:00
수정 2010-11-02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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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34개 초등교 운동부 체벌 실태 조사·분석

서울신문이 서울지역 34개 초등학교 운동부의 체벌 실태를 조사·분석한 결과 ‘잘못을 바로잡는다’는 이유 등 관행적으로 감독이나 선배가 수시로 폭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월 경기 파주 A초등학교 축구부 소속 5학년 학생이 코치의 체벌로 두개골이 골절돼 숨지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지만 초등학교 운동부에서는 여전히 체벌이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초등학교 운동부 코치나 감독들은 주로 도구를 사용해 체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체벌이 확인된 초등학교 운동부 12곳 가운데 ‘플라스틱 봉’이나 ‘나무막대기’로 체벌하는 곳이 무려 10곳이나 됐다. 이들 학교 가운데는 주먹과 발길질은 물론 야구방망이로 무자비하게 체벌하는 학교도 2곳이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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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의 체벌 전면금지 조치가 시행된 1일 신길7동 대방초등학교 농구부원들이 윤보웅(왼쪽) 감독과 함께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훈련을 하고 있다. 대방초 농구부는 지난해부터 ‘폭력 없는 농구부, 공부와 함께하는 농구부’를 운영하고 있다.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서울시교육청의 체벌 전면금지 조치가 시행된 1일 신길7동 대방초등학교 농구부원들이 윤보웅(왼쪽) 감독과 함께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훈련을 하고 있다. 대방초 농구부는 지난해부터 ‘폭력 없는 농구부, 공부와 함께하는 농구부’를 운영하고 있다.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여전히 체벌 공공연히 이뤄져

체벌 부위는 엉덩이가 7곳으로 가장 많았고 발바닥(3곳)이 뒤를 이었다. 특정 부위를 정하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폭행하는 학교도 2곳이 있었으며, 외부에 알려지지 않도록 얼굴을 제외한 나머지 신체 부위를 때린다는 곳도 1곳이 있었다.

체벌을 하는 주체는 대부분 운동부 감독이었지만 5곳에서는 선후배 사이에서도 체벌이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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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벌할 때 감독이나 선후배가 한두 차례 학생을 때리는 곳이 대부분이었지만 1회에 10대 이상 때리는 곳도 3곳이나 됐다.

맞는 것이 싫어 운동을 그만둔 학생도 있었지만 대다수 학생은 체벌이 왜 문제가 되는지 제대로 인식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다. A초등학교 축구부원인 4학년 지모(10)군은 “5학년으로 올라가면 도저히 (매맞는 것을) 못 견딜 것 같아 얼마 전 운동을 그만뒀다.”고 토로했다.

반면 B초등학교 태권도부원인 6학년 김모(12)양은 “맞으면 아프기는 하지만 잘못했으니까 맞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감독이나 선배가 체벌하는 이유는 ▲훈련을 제대로 하지 않거나 ▲실수했을 때 ▲게임에 졌을 때 등 운동과 관련된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훈련일지를 써오지 않아서’ ‘밥 두 그릇을 먹고 부모님 도장을 받아오지 않아서’ 등 단순한 이유로 체벌이 이뤄지는 곳도 있었다.

●“맞더라도 계속 운동하고 싶어”

대부분의 운동부에서 수시로 체벌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2곳은 1개월에 1회 이상 정기적으로 체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직접적인 체벌 외에 폭언과 기합도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시로 감독이나 선배가 ‘개XX’ ‘씨XX’ ‘엄마 없는 XX’ 등의 심한 욕을 하는 곳이 5곳이었고, 단체로 ‘엎드려 뻗쳐’를 시키거나 쉬지 않고 운동장 수십 바퀴를 돌게 하는 곳도 있었다.

하지만 상당수 학생이 체벌을 폭력으로 인식하지 않아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폭력으로 인식하는 학생도 일부 있었지만 문제 제기를 하기보다 스스로 운동을 그만두는 방법을 택했다. 철저히 갑을(甲乙) 관계인 감독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어 그냥 참는다는 학생도 많았다.

C초등학교 태권도부 6학년 김모(12)군은 “엄마에게 말을 해도 신경을 안 쓴다. 말하려고 해도 말할 사람이 없다.”고 울적한 마음을 토로했다.

D초등학교 농구부원인 5학년 이모(11)군은 “엄마, 아빠도 (체벌을) 알고 있고 걱정도 하지만 앞으로 꿈이 운동선수라서 (맞아도)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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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2010-11-0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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