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상임위 공백’ 초유사태 빚어질수도

인권위 ‘상임위 공백’ 초유사태 빚어질수도

입력 2010-11-03 00:00
수정 2010-11-03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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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차관급) 3명 전원이 임기중 사퇴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지 주목된다.

3명의 상임위원 중 사퇴하지 않은 장향숙 위원은 상임위 권한을 축소하는 내용을 담은 ‘인권위 운영규칙 개정안’이 전원위원회를 통과하면 사퇴할 의사가 있음을 밝혔다.

장 위원은 3일 “운영규칙 개정안이 전원위에서 의결되면 내 거취 문제를 고려하겠다”며 “그렇게 되면 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현병철 위원장에게도 이러한 뜻을 분명히 전달했다”고 밝혔다.

유남영, 문경란 두 상임위원의 동반 사퇴 이후 장 위원마저 사퇴하면 인권위는 상임위원 3명 모두가 임기중 물러나는 사상 초유의 상임위 공백 사태가 벌어지게 된다.

전 정권에서 대통령 추천으로 임명된 유 위원은 12월23일 임기가 만료되고 한나라당 추천인 문 위원의 임기는 내년 2월3일까지이지만 두 명 다 임기를 남겨두고 1일 사직서를 냈다.

민주당 추천으로 지난달 11일 상임위원이 된 장 위원은 “두 상임위원이 사퇴하고 나서 혼자서 과연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고서 “할 말은 하는 것이고 운영규칙 개정안이 멋대로 통과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문제의 운영규칙 개정안은 상임위원 3명이 특정 안건에 합의해도 위원장 판단으로 전원위에 상정할 수 있게 했고, 상임위 의결로만 가능했던 긴급 현안에 대한 의견 표명도 전원위를 거치도록 하는 등 상임위 역할과 권한을 대폭 줄였다.

이 안건은 지난달 25일 전원위에 상정됐으나 찬반 의견이 갈려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다음 전원위로 재상정된 상태다.

장 위원은 현 위원장의 조직 운영 방식에도 작심한 듯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현 위원장은 인사권으로 줄세우기를 한다”며 “사퇴한 두 상임위원은 이런 방식을 잘 알고 있었고 이런 심각성을 알려야 한다고 판단해 사퇴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임기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도 개정안을 상정한 것은 두 상임위원에게 (인권위에서) 나가라고 한 것과 마찬가지”라며 “(현 위원장의) 힘이 더 세고, (보수 성향 위원의) 수가 더 많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

또 “현 위원장 체제에서는 인권위 직원이 상임위원실에 가려면 눈치를 볼 정도라 한다”며 “위원장이 과장급 직원에게 상임위원에게 직접 보고하지 말라는 얘기도 나온다”고 했다.

장 위원은 “인권 감수성이 있고 전문 지식을 지닌 전문가가 인권위 위원으로 오는 것이 중요하다”며 “앞으로 상임ㆍ비상임위원이 임기가 끝나 바뀔 때 인권과 상관이 없는 사람이 오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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