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간 그룹 비상근 임원으로 근무하며 대외업무 전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김홍일 검사장)는 3일 임병석(49) C&그룹 회장이 사업확장 과정에서 정·재계 발이 넓은 김모(60)씨를 통해 금융권과 정·관계 인사들을 두루 만났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수사 중이다.검찰은 부산의 명문 K고 재경동창회 간부이자 ‘영남인맥’으로 불렸던 김씨가 C&그룹이 공격적인 기업 인수·합병으로 사세를 확장하던 2001~08년 회사에 비상근 임원으로 적을 둔 상태에서 외부 인사들과 접촉하는 대외업무를 전담한 사실을 확인하고 구체적인 경위를 파악 중이다.
검찰은 김씨가 K고의 광범위한 학연을 바탕으로 임 회장과 금융권 및 정·관계 인사들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임 회장이 김씨를 통해 교류했던 주요 인사들의 명단과 임 회장이 그들로부터 어떤 도움을 받았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그동안 조사한 C&그룹 전·현직 임원들을 통해 김씨 관련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직 임원 A씨는 김씨에 대해 “정식으로 월급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월급이 매달 나갔고 별도로 월 400만원 한도의 법인카드가 지급된 것으로 안다”며 “회사 고문으로 있었지만 다른 임원들과 교류가 거의 없었고 임 회장이 관련된 행사에 정치인과 공무원,유명 연예인 등을 초청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김씨가 C&그룹에서 활동할 당시 그룹내에서는 전남 영광 출신으로 광주 석산고를 중퇴하고 한국해양대를 나온 임 회장이 취약한 인맥을 보강하기 위해 김씨를 끌어들였고,김씨가 모 연예인의 부친이라는 얘기도 나돌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임 회장이 경영자문을 해달라고 부탁해 잠깐 일했을 뿐이고 요즘 뉴스에 나오는 내용들은 나랑 상관 없다”며 “K고 재경동창회의 간부인 것은 맞지만 C&그룹과는 아무 상관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임 회장이 자금난을 겪던 2008년 굴비상자를 들고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을 찾아가 구명 로비를 시도했다가 실패하고,박해춘 전 우리은행장에게 상품권과 모피 선물을 했다는 진술도 확보해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임 회장이 그룹을 키우고 자금난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금융권의 지원을 받으려고 정·관계에 적극적으로 로비를 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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