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개인·권력형 비리 ‘투트랙 규명’ “남사장 연임로비 의혹 등도 조사”
해외에 체류하다 지난달 30일 귀국한 천신일(67) 세중나모여행 회장이 1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돼 밤 늦게까지 조사를 받고 밤 12시쯤 귀가 조치됐다. 검찰은 천 회장에 대해 2일쯤 알선수재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안주영·정연호기자 jya@seoul.co.kr
세무조사 무마청탁 등과 함께 40억여원의 금품을 받은 의혹을 사고 있는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이 1일 14시간 동안 검찰조사를 받은 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를 걸어 나오고 있다.
안주영·정연호기자 jya@seoul.co.kr
안주영·정연호기자 jya@seoul.co.kr
천 회장을 둘러싼 의혹은 크게 ‘개인 비리’와 ‘권력형 비리’로 구분된다. 개인 비리의 핵심은 알선수재 혐의. 천 회장은 지난 9월 15일 구속기소된 이 대표로부터 금융권 대출, 세무조사 무마 등의 명목으로 40억원가량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게다가 천 회장 세 자녀들이 임천공업 및 계열사 주식을 대량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로비 명목으로 헐값 거래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천 회장 개인 비리에 관해서는 검찰이 이미 대부분 혐의 입증을 위한 증거 수집을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윤갑근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는 “수집한 증거에 따라 수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확실한 증거가 있는 상황이라 (이 대표와의) 대질신문 필요성은 없다.”고 전했다.
검찰이 천 회장의 개인 비리를 넘어 권력형 비리까지 도려낼 수 있느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천 회장이 위치를 이용해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 연임 로비의 ‘몸통’ 역할을 했으며, 대우조선해양의 협력업체인 임천공업 이 대표로부터 받은 금품이 정·관계로 흘러들어 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일단 검찰은 이 부분도 수사에서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윤 차장검사는 “필요한 범위에서는 다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귀남 법무부 장관 역시 지난달 1일 국회 대정부질문 자리에서 “남 사장 연임 로비 의혹도 포함해 전반적으로 수사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천 회장에 대한 수사가 쉽사리 권력형 비리 수사로 확대되기는 힘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윤 차장검사는 “받았다는 사람도, 줬다는 사람도 없는데 의혹만으로 수사를 진행하기 힘들다.”면서 “천 회장 수사가 끝나면 마무리 국면이 될 듯하다.”고 말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2010-12-02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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