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는 연평도 주민들…완전 귀향은 과연?

돌아오는 연평도 주민들…완전 귀향은 과연?

입력 2010-12-03 00:00
수정 2010-12-03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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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태가 있은 지 11일째인 3일 연평도는 ‘유령도시’를 방불케 했던 지난 며칠전과는 달리 사람의 온기를 조금씩 되찾고 있다.

 이날 낮 연평도 거리에서는 여전히 인적을 찾아보기 힘들었지만 도로 위에 어지럽게 널려 있던 벽돌과 유리조각 등의 파편은 길 한켠으로 깔끔하게 정돈된 모습이었다.

 북한의 포격으로 유리창이 깨진 주택 중 일부는 비닐하우스용 비닐로 창문을 막았고,도로 곳곳에 흉하게 패인 포탄 구멍은 합판이나 양철판 등으로 가려졌다.

 무리지어 배회하던 개들도 대부분 다시 목줄이 채워진 채 대문가에 누워 따뜻한 햇살 아래 졸고 있었다.

 전투복장을 갖춘 병사들을 실은 차량이나 군 장비를 실은 트럭이 끊임없이 오가는 점만 제외하면 사태 이전과 별다를 것이 없어 보일 정도였다.

 마을 곳곳에서는 집을 보수하느라 여념이 없는 주민들이 눈에 띄었다.

 집 상태를 보러 2일 여객선을 이용,섬에 돌아왔다는 김정국(63)씨는 마당에서 망치로 찌그러진 양철판을 펴고 있었다.

 김씨는 “포탄이 떨어지는 충격에 유리창이 다 깨졌는데 안 막아 놓으면 비바람이 들이치게 생겼다”며 “일단 이거로라도 막아 놓으려고 하는 거다”라고 말했다.

 이번 사태로 가장 심각한 피해를 당한 남부리 지역에서도 주민 3명이 톱과 망치,전동 드릴 등을 챙겨 들고 비닐로 창문을 막고 있었다.

 주민 김광칠(47)씨는 “영원히 떠날 수는 없는 입장이니 집을 고쳐야지.하지만 전등도 떨어지고 유리창도 다 깨지는 등 속이 다 망가진 상태라 지금은 이 정도밖에 할 수 있는 게 없다”라고 설명했다.

 김씨 옆집에 산다는 주민은 파편으로 벌집이 된 벽을 가리키며 “일단 골조는 멀쩡해 다행이다.옆집 지붕에 포탄이 떨어졌는데 불발이 안 됐으면 우리 집들도 모조리 불탔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은 인천으로 피난한 다른 주민들이 섬으로 돌아오기에는 시기상조라고 입을 모았다.

 김정국씨는 “아까 면사무소에서 쌀 한포대를 받기는 했는데 물건을 파는 가게가 없고 담배조차 떨어져 도저히 안 되겠다.내일 배로 다시 뭍으로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김광칠씨도 “깨진 전등을 바꾸려고 해도 전등가게 물건조차 다 깨졌다고 하더라.더 이상 대책이 없는 상황이라 나도 내일 배로 나갈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요즘 주민들이 서서히 섬에 돌아온다고 하는데 다들 집 상태를 둘러보고 정리정돈을 하려는 것이지 살려고 오는 게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천안함 사태 때도 그랬고 이번에도 며칠만 떠들다가 연평도 관련 뉴스,특히 주민들 주거·생계 대책 관련 뉴스가 쑥 들어갔는데 이러면 안 된다”며 “인천시와 옹진군이 하루빨리 나서서 뭔가 대책을 마련해줬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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