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비상통신용 위성전화기 ‘무용지물’

연평도 비상통신용 위성전화기 ‘무용지물’

입력 2010-12-09 00:00
수정 2010-12-09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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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포격으로 한때 통신이 두절됐던 연평도에는 비상통신용 위성전화기가 설치돼 있지만 사용자가 없어 ‘무용지물’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9일 인천시 옹진군에 따르면 군(郡)은 지난 2005년 군청과 7개 면사무소,2개 출장소에 비상통신용 위성전화기 17대를 설치,개통 중이다.

 면사무소마다 위성전화기 1대가 보급됐고 연평도,백령도,대청도 등 ‘서해 5도’ 면사무소에는 재난관리용으로 1대씩이 추가로 설치돼 있다.

 위성전화기는 지구 1천400㎞ 상공에 위치한 저궤도 위성을 이용해 송.수신하기 때문에 지상의 모든 통신망이 파괴돼도 연결이 가능한 비상용 통신수단이다.

 100여개 유.무인도로 이뤄진 옹진군은 재난재해와 비상사태로 인한 통신 두절을 우려해 주요 섬 면사무소에 위성전화기를 보급하고 담당 공무원이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그럼에도 올해 들어 11월까지 각 면사무소에 보급된 위성전화기 사용 실적은 전무하다.

 지난달 23일 북한의 포격을 받은 연평도의 경우 정전으로 한동안 휴대전화 연결이 이뤄지지 않았으나 위성전화를 이용해 육지에 연락을 취한 사람은 없었다.

 연평도와 같이 서해 최북단에 위치한 백령도,대청도,소청도에서도 지난 7월 집중호우로 무선통신과 인터넷 연결이 여러 날 동안 단절됐으나 이때도 위성전화 사용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옹진군은 1대당 200만원 이상을 주고 위성전화기를 도입했지만 사용 실적이 없어 1대당 월 1만5천원의 기본료만 내고 있는 상황이다.

 면사무소 직원들이 위성전화기 사용을 꺼리는 이유는 통화 연결이 잘 이뤄지지 않고 통화 품질이 떨어지는 등 실효성이 낮기 때문이다.

 우선 실내에서는 위성전화를 걸고 받을 수가 없다.포탄이 떨어지는 위험천만한 상황에서 밖으로 나와 위성전화를 걸 바에는 실내에서 휴대전화 통화를 계속 시도하는 것이 낫다는 입장이다.

 몇년 전부터는 전화기와 연결된 위성의 노후화로 통화가 제대로 연결되지 않거나 감도가 떨어지는 사례도 늘고 있다.

 연평면사무소 관계자는 “웬만한 상황에서는 유.무선전화가 연결되기 때문에 위성전화의 필요성을 쉽게 느끼지 못하고 있다”라며 “아예 없어도 큰 불편을 느끼지 못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옹진군은 당분간 이보다 나은 비상용 통신수단을 구하기 어려우므로 면사무소 공무원을 대상으로 위급시에 대비한 위성전화기 사용법 등을 교육하기로 했다.

 옹진군 관계자는 “성능 좋은 위성을 발사해 위성전화 연결 상태를 좋게 하거나 더 효과적인 비상용 통신수단을 강구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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