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게 맞고 억울한 누명까지…국가배상 판결

경찰에게 맞고 억울한 누명까지…국가배상 판결

입력 2010-12-17 00:00
수정 2010-12-17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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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게 폭행을 당하고도 오히려 무고죄로 기소됐던 피해자가 5년만에 국가로부터 손해배상을 받게 됐다.

 대법원 1부(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김모(57) 씨가 “경찰 폭행으로 인한 치료비와 위자료 등을 지급하라”며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7일 밝혔다.

 김씨는 2005년 2월 112 전화로 도박신고를 했고,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도박혐의자를 발견하지 못하자 김씨를 서울 관악경찰서 당곡지구대로 연행했다.

 지구대 사무실에서 김씨가 옆에 있던 다른 피의자와 말다툼을 벌이자 경찰은 CCTV가 촬영되지 않는 화장실 옆 공간으로 데려갔다가 7분뒤 데리고 나왔다.

 김씨는 지구대를 나온 다음날부터 두달간 병원에 입원했고 퇴원 후 당시 경찰에게 폭행을 당해 요추 압박골절 등이 생겼다며 해당 경찰관을 폭행죄로 고소했으나,그해 10월 담당검사는 오히려 김씨를 무고죄로 기소했다.

 김씨는 1심에서 무고 혐의가 인정돼 징역 10월이 선고됐으나 2심은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했고 2007년말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김씨는 다음해 3월 국가를 상대로 치료비와 위자료 등 8천만원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고 1심 재판부는 “경찰관에 의해 상해를 입어 국가에 40% 책임이 인정된다”며 2천300여만원을 지급하라는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경찰의 폭행으로 김씨가 상해를 입었음은 인정했지만 “김씨가 폭행이 발생한 지 3년이 지난 뒤에 소송을 내 손해배상 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지났다”며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반면 대법원은 “김씨가 무고죄로 기소돼 판결에 따라 오히려 경찰에게 손해배상을 해줘야 할 처지에 놓일 수도 있는 상황에서 손해배상청구를 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손해배상청구는 무죄 판결이 확정된 때에야 비로소 가능해졌다고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소멸시효는 무죄판결이 확정된 때부터 진행된다고 할 것이므로 이와 다르게 폭행사건 발생일 다음날부터 소멸시효가 진행된다고 본 원심 판단은 잘못이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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