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출혈·손가락 절단…구제역 전쟁 공무원 ‘수난’

뇌출혈·손가락 절단…구제역 전쟁 공무원 ‘수난’

입력 2010-12-30 00:00
수정 2010-12-30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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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추위에도 밤낮없이 16일째 구제역 방역에 올인하고 있는 경기북부지역 공무원들이 쓰러지고 있다.최근 연이은 폭설로 제설 작업에까지 동원되면서 이들의 피로도가 극에 달하고 있다.

 30일 경기북부지역 시.군에 따르면 지난 28일 오후 2시께 고양시청 사무실에서 근무하던 직원 김모(39)씨가 갑자기 뇌출혈로 쓰러져 인근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김씨는 전날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이동통제초소에서 방역작업을 벌인 뒤 다시 사무실로 돌아와 그동안 미뤄둔 일반 업무를 처리하느라 밤늦게 퇴근했다.

 당일에도 김씨는 폭설 때문에 비상대기하느라 이른 새벽에 출근했다.

 고양지역에 구제역이 발생한 지난 19일부터 연일 방역현장에 투입된 김씨는 제대로 쉬지 못해 피로가 쌓이면서 며칠 전부터 구토와 두통 증상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김씨는 수술이 잘 끝나 병원에서 회복중이지만,정상 생활 여부는 경과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앞선 21일에는 파주시 적성면 어유지리 방역초소에서 고장난 방역기를 고치던 면사무소 직원 김모(39)씨가 오른쪽 새끼손가락이 기계 벨트에 끼어 한마디가 끊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다행히 신속하게 응급조치한 뒤 병원에서 봉합 수술을 받았으나,약지 뼈까지 크게 다쳐 정상적으로 움직이기 어려울 것이란 의사 소견을 받았다.

 지난 15일에는 연천군청 직원 권모(40)씨가 가축 매몰 작업 후 복귀하다 2m 아래 백학면 소하천으로 추락해 허리를 다쳐 아직 입원치료를 받고 있는 등 방역 현장마다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공무원들은 시.군에 따라 2~3교대로 차단 방역 작업을 벌이고 있으며,야근조의 경우 강추위 속에 밤을 꼬박 새우고도 인력이 없어 다음날 제대로 쉬지 못한 채 다시 근무에 복귀해야 하는 실정이다.

 양주시의 경우 전체 직원 770명 중 하루 564명이 방역현장에 투입될 정도로 교대 인력이 부족하며,구제역이 발생한 다른 시.군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상황은 마찬가지다.

 그동안 경기북부지역에는 15~22일 양주,연천,파주,고양,가평,포천 등 6개 시.군의 가축농가에서 구제역이 발생해 30일까지 방역작업에 시.군 직원만 연인원 3만여명이 투입됐다.

 양주시의 한 직원(48)은 “많은 직원이 과로에 감기몸살까지 겹쳤으나 병원 가는 것조차 눈치 볼 정도로 방역인력이 부족하다”며 “폭설로 제설작업까지 투입돼 한마디로 죽을 맛”이라고 하소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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