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성명… “불용땐 헌소”
사법연수원생들이 법무부의 로스쿨생 검사 임용에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반발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들은 이귀남 법무부 장관 등을 만나 법무부 방침 철회를 요구한 뒤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헌법소원을 제기하기로 했다. 3일 오후 3시 40분 경기 고양시 장항2동 사법연수원 대강당은 42기 연수원생들로 꽉 차 있었다. 전날 입소식에 절반 이상 참가하지 않은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한 시간 남짓 차분하게 진행된 42기 자치회 창립총회에서 이들은 법무부의 로스쿨생 임용 방침 전면 무효화와 원점 재검토를 촉구하는 ‘사법연수원 제42기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에는 42기 연수원생 974명 가운데 휴학생 130명을 제외한 844명이 참여했다.
로스쿨생의 검사 임용안에 반발하는 제42기 사법연수원생들의 자치회 창립총회가 열린 경기 고양시 사법연수원 대강당 앞에서 3일 연수원 직원들이 취재를 통제하기 위해 신분증을 확인하고 있다.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연수원 취재진 출입통제
로스쿨생의 검사 임용안에 반발하는 제42기 사법연수원생들의 자치회 창립총회가 열린 경기 고양시 사법연수원 대강당 앞에서 3일 연수원 직원들이 취재를 통제하기 위해 신분증을 확인하고 있다.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로스쿨생의 검사 임용안에 반발하는 제42기 사법연수원생들의 자치회 창립총회가 열린 경기 고양시 사법연수원 대강당 앞에서 3일 연수원 직원들이 취재를 통제하기 위해 신분증을 확인하고 있다.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창립총회에서 손정윤(43) 자치회장은 “우리 기수는 선배들과 달리 시련이 닥쳤다.”면서 “도전과 화합으로 변화된 상황에 의연하게 대처하자.”고 말했다. 이어 ‘현대판 음서제도 즉각 철회하라’, ‘로스쿨생 검사임용 반대한다’는 플래카드를 내걸고 구호를 외쳤다. 앉아 있던 연수원생들은 구호를 따라 외치지는 않았지만 박수와 환호로 응답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로스쿨 졸업생에게 검사 임용 기회를 주는 것은 헌법상 평등의 원칙에 반하고, 법조 일원화 정책과도 배치된다.”면서 “검증되지 않은 사람이 판·검사에 임용됐을 때 국민이 겪을 피해는 누가 책임질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연수원생들은 또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조영곤·42)를 구성했다. 손 자치회장은 “헌법소원 제기와 함께 정당 대표들과의 면담도 추진할 계획”이라면서 “법조인으로서 법적 테두리 안에서 정당하게 의견을 표명하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학과 수업 등은 정상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전해졌다.
41기도 성명에 동참했다. 41기 자치회 관계자는 “검사임용시험도 없이 로스쿨생 중 원장 추천을 받은 자가 검사로 임용된다면 서민층 자제들은 검사로 임용될 수 없는 상황이 초래될 것”이라며 현대판 ‘음서제도’라고 비판했다. 전날 서울지방변호사회에 이어 경남지방변호사회 소속 변호사들도 성명을 내며 연수원생 측에 가세해 법조계의 ‘밥그릇’ 싸움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김이수 연수원장은 이날 첫 특강에서 “예비 법조인으로서 법적 테두리 안에서 의사를 표명해 달라.”는 당부와 함께 “법무부 등에 입장을 충분히 전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2011-03-04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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