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 한 구라도 더 찾아내는 게 아직 남아있는 이유”

“시신 한 구라도 더 찾아내는 게 아직 남아있는 이유”

입력 2011-03-19 00:00
수정 2011-03-19 00:56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한국 구조단 이동성 단장·최종춘 소방장 인터뷰

방사능 유출 공포가 확산되면서 일반인들은 물론 외국 구조대원들마저 서둘러 귀국하는 가운데 쓰나미가 휩쓸고 간 피해현장에 남아 한명이라도 더 구해내기 위해 사력을 다하는 사람들이 있다. 한국의 긴급 구조단이다. 지난 12일부터 센다이에서 구조 활동을 벌여온 이들은 19일부터 니가타현으로 옮겨 2단계 구조 활동에 나선다. 18일 이동성(53) 긴급구조단장, 최종춘(44) 소방장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현지 구조 상황을 알아봤다.

이미지 확대


→센다이에서 구조대원들이 니가타현으로 철수하는데.

-이 단장 19일부터 구조작업이 1단계에서 2단계로 넘어간다. 구조대원 105명 중 3분의1인 35명만 센다이에 남고, 나머지 70명은 니가타로 이동한다. 구조작업에서 복구작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조치다. 영국, 프랑스, 러시아, 타이완 구조대원은 서둘러 귀국했지만 최대한 오래 일본에 남아 이재민들의 재활까지 도울 생각이다.

→현재까지 구조 활동은 어떻게 진행해 왔나.

-최 소방장 미야기현 시아가마시 니하마에서 실종자 수색을 하고 있다. 오전 6시에 현장에 와 오후 5시 야영 텐트로 돌아갈 때까지 일본 자위대가 1차로 수색을 마친 지역을 현지 경찰과 함께 돌고 있다. 대부분 출입이 완전히 통제돼 있어 일반인들을 만날 수 없지만 만나는 분들은 깊은 감사와 격려의 말씀을 건넨다.

→구조 작업 중 어려웠던 점은.

-이 단장 구조 작업보다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유출에 따른 피해를 우려하는) 국내의 과도한 관심이 더욱 힘들었다. 생사의 갈림길을 넘나드는 사람들을 구조하는 우리들은 대원들의 목숨이 얼마나 소중한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일본이 어려움을 당했을 때 작은 힘을 보탠다는 생각뿐이다. 우리를 영웅시하면 귀국하지 못한다.

-최 소방장 쓰나미가 완전히 휩쓸고 지나가서 진흙이 10㎝씩 쌓여 있다. 걸어다니는 데 보통 힘이 드는 게 아니다. 남아 있는 게 거의 없다. 가모지구는 예전의 지형이나 지리를 전혀 알지 못한 채 수색하느라 힘이 배로 든다.

→점심은 제때 챙기나.

-최 소방장 줄만 당기면 데워지는 비상식량을 12일치 가져와 점심 때 먹고 아침에는 컵라면 등으로 때우고 있다. 어제(17일) 5일치를 더 공수해 왔다.

→국내에서는 구조단 대원들을 많이 걱정한다.

-최 소방장 매일 방사능 수치를 점검하고 있다. 0.2~0.3μ㏜가 나온다. 일상생활 수준이어서 계속 남기로 했다. 언제든 탈출할 수 있도록 보호복을 준비해 왔다. 보호복은 피폭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작업하려는 용도가 아니라 탈출용으로 입겠다는 것이다. 충분히 안전에 신경을 쓰고 있으니 안심해도 좋다.

임병선기자·도쿄 이종락특파원 bsnim@seoul.co.kr
2011-03-19 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총 13조원 규모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하기로 하자 이를 둘러싸고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경기에 활기가 돌 것을 기대하는 의견이 있는 반면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소비쿠폰 거부운동’을 주장하는 이미지가 확산되기도 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