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생이별한 형제…경찰 도움으로 상봉

40년 생이별한 형제…경찰 도움으로 상봉

입력 2011-04-15 00:00
수정 2011-04-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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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이 베트남 전쟁 당시 노무자로 파월됐다가 귀국하지 못해 40여년간 생사를 모르고 산 형제가 경찰의 도움으로 상봉했다.

10일 오전 10시께 서울 구로경찰서 개봉지구대로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40여년 전 헤어진 형의 주소를 찾는다며 수소문하고 다니는 남성을 봤는데 경찰의 도움이 필요한 것 같다는 내용이었다.

개봉지구대 소속 김봉수 경위는 순찰차를 타고 개봉3동으로 가 형의 주소를 찾는 차덕현(70)씨를 만났다.

차씨는 “베트남 전쟁 때 노무자로 갔다가 사정이 있어 지금까지 귀국하지 못했다. 40년 만에 형을 찾으러 왔는데 주소가 바뀌어 찾을 방법이 없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차씨의 딱한 사정을 들은 김 경위는 그를 개봉지구대로 데리고 갔다. 다행히 차씨가 형의 이름과 생년월일을 기억하고 있어 경찰 내부 전산망으로 차씨의 형 차덕선(72)씨로 추정되는 사람이 양천구 신정동에 사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김 경위는 신정지구대에 연락해 차덕선 씨에게 동생이 형을 찾고 있다는 것을 알려달라고 요청했고 약 2시간 뒤 개봉지구대로 차덕선씨의 전화가 걸려왔다.

차덕현씨는 목소리를 듣는 순간 형임을 알아채고 눈시울을 붉혔다.

김 경위가 찾아낸 주소는 덕선씨의 딸이 사는 집의 주소였다. 덕선씨는 딸에게서 동생이 자신을 찾고 있다는 연락을 받자마자 개봉지구대로 연락했다고 했다.

40년 만에 통화한 형제는 11일 덕선씨가 사는 전남 목포에서 상봉했다.

13일 개봉지구대에 다시 찾아온 차덕현씨는 “덕분에 형을 만나 가슴 속에 쌓아둔 이야기를 털어냈고 부모님 산소에도 함께 다녀오기로 했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14일 연합뉴스와 통화한 김봉수 경위는 “40년 넘게 생사도 모르고 지낸 형제가 상봉하는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다니 나도 기쁘다”며 “경찰관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겸손해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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