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끈질긴 구애, 삼성 유치 결실

전북의 끈질긴 구애, 삼성 유치 결실

입력 2011-04-27 00:00
수정 2011-04-27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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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맨’ 정무부지사로 발탁...5년 공들여

삼성그룹이 전북 새만금에 그린에너지 종합산업단지를 조성하기로 하기까지는 지난 5년간 이를 포기하지 않고 매달린 전북도의 끈질긴 노력이 숨어 있었다.

전북도는 최근 현대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 등 굵직한 대기업을 잇달아 유치했지만 정작 초일류그룹인 삼성의 투자는 단 한 건도 이끌어내지 못했다.

이에 김완주 도지사가 꺼내 든 카드는 ‘삼성맨’ 기용.

전북도는 민선 4기 들어 정무부지사직을 신설하면서 삼성전자 전략기획실전력팀장과 삼성코닝정밀유리 기획혁신본부장을 역임한 김재명(59)씨를 초대 정무부지사로 발탁했다.

당시로선 파격적인 결정이었다.

정무부지사직을 노리던 여러 정치인을 뿌리치고 김씨를 선택한 배경에 대해 당시 김완주 도지사는 “삼성 출신인 김재명 전 부지사가 전북도의 기업유치에 활력소를 불어넣는 것은 물론 삼성그룹의 전북지역 투자를 이끌어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사실상 경제특보 역할을 맡긴 것이다.

2006년 8월 정무부지사에 취임한 김씨는 삼성그룹의 주요 간부들을 잇달아 만나면서 삼성 유치에 불씨를 당겼다.

김 전 정무부지사가 다리를 놓은 덕에 김완주 도지사는 2006년 하반기에 처음으로 삼성그룹 측과 접촉할 수 있었다.

삼성과 인연이 없던 전북으로서는 실낱같은 희망이었다.

이어 김 전 부지사의 주선으로 2007년 4월에는 김완주 도지사와 이학수 부회장과 면담이 삼성 본사에서 성사됐다.

이 자리에서 김 지사는 삼성의 미래산업인 바이오산업과 관광산업을 제안했고 이 부회장은 투자 검토를 약속했다.

전북도와 삼성의 접촉이 지속되면서 김 지사는 지난해 10월 이번 삼성그룹의 새만금 투자에 핵심역할을 한 김순택 삼성그룹 부회장을 처음 만나 신뢰를 키웠다.

이때 김 부회장은 ‘다른 정치인들과 달리 먼저 기업의 입장을 충분히 배려한 김 지사에게 감명과 호감을 받았다’고 여러 차례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삼성그룹은 이번 새만금 투자를 결정하기 전까지 극비로 새만금 현장을 3-4차례 방문했으며 김 부회장이 직접 현지 조건과 상황을 따져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정부가 지난 3월 새만금 종합개발계획을 발표하자 삼성은 새만금 그린에너지 종합산단 조성 계획에 가속도를 낸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삼성의 새만금 투자는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진 가운데 관련 산업을 통해 시장을 선점할 필요성을 절감한 삼성의 전략적 선택과 함께 김재명 전 부지사의 다리 역할, 전북도의 지속적인 구애, 김 부회장의 애정이 어우러진 결실로 보는 시각이 많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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