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마신 학생 구토’…괴롭힘당한 학생소행

‘음료마신 학생 구토’…괴롭힘당한 학생소행

입력 2011-05-27 00:00
업데이트 2011-05-27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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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광명의 한 고등학교에서 복도 사물함 안에 있던 정체불명의 음료를 나눠먹은 학생 1명이 구토와 마비증세를 보인 사고는 자신을 괴롭힌 친구에게 앙심을 품은 같은 반 학생의 소행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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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음료에는 제초제 성분인 ‘디캄바’(dicamba)가 섞여 있던 것으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성분 분석 결과에서 밝혀졌다.

디캄바는 주로 잡초나 아카시아, 쑥 등 잡목 제거를 위해 묘지 등에서 쓰이는 호르몬형 제초제로 알려졌다.

◇”날 괴롭혀 혼내주려고” = 경기 광명경찰서는 27일 자신을 괴롭힌 3학년 같은 반 A(18)군 등 7명에게 제초제를 섞은 음료를 먹게 해 1명에게 상처를 입힌 혐의(상해)로 B군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B군은 지난 24일 오전 학교 5층 복도에 설치된 A군과 함께 쓰는 사물함 안에 제초제를 섞은 매실 원액을 스테인리스 보온병에 담아 몰래 가져다 놓았다.

B군은 오후 1시께 사물함 안에 있던 보온병과 초콜릿이 자신의 것이 아니라며 A군에게 건네 A군과 같은 반 친구 6명이 나눠 먹게 해 상처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B군이 범행대상으로 삼은 A군 등 같은 반 학생 6명은 이 음료를 한 모금씩 마신 뒤 맛이 이상하자 곧바로 뱉어 병원 검진에서 특별한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B군을 괴롭힌 적이 없는 엉뚱한 학생 1명이 음료를 마신 뒤 구토와 마비증세를 보여 병원에서 혈액투석을 받는 등 상처를 입어 입원치료를 받았다.

B군은 평소 자신을 괴롭힌 A군을 혼내주기 위해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B군은 경찰에서 “고교 1학년때부터 줄곧 같은 반이었던 A군이 나를 벌레에 비유해 무시했고 내 생각과 달리 사물함도 함께 쓰고 모욕적인 말도 자주했다”고 말했다.

◇’생명지장 없고 배탈나는’‥인터넷 검색해 범행 = 제초제는 B군이 지난 19일 오후 8시께 자신의 집에서 3㎞ 가량 떨어진 광명7동의 한 농약판매점에서 구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B군은 이에 앞서 생명에 지장 없고 배탈나는 방법 등을 인터넷에서 검색, A군을 혼내줄 방법을 모의했다.

또 사고 전날(19일) 집에 있던 매실원액에 미리 구입해놓은 제초제를 섞어 보온병에 담았고 이 과정에서 직접 맛도 본 것으로 조사됐다.

다음날 등교한 B군은 여학생이 가져다 놓은 것처럼 자신의 사물함에 제초제를 탄 음료가 담긴 보온병과 초콜릿을 가져다 놓았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문제의 보온병 유통경로 조사과정에서 B군의 아버지가 사은품으로 받아 집에 보관해온 것을 확인, B군을 추궁한 끝에 26일 오후 범행을 자백받았다.

보온병에 담긴 음료에 제초제가 첨가돼 있다는 1차 성분분석 결과를 국과수로부터 통보받은 경찰은 정확한 분석 결과를 통보받는 대로 B군의 사법처리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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