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과 마음처럼 아끼고 관리하면 오래 타요”

“내 몸과 마음처럼 아끼고 관리하면 오래 타요”

입력 2011-08-12 00:00
수정 2011-08-12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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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동안 100만㎞ 넘게 ‘르망’ 주행 박철명 가스공사 과장

세상에 나온 지 25년째. 주행거리를 무려 100만㎞나 넘긴 국산 승용차가 새 차 못지 않은 성능을 뽐내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경남 통영시에 살고 있는 박철명(57)씨는 옛 대우자동차에서 1987년에 출고된 배기량 1498㏄의 붉은색 ‘르망’을 지금까지 타고 다닌다. 한국가스공사 통영생산기지에서 장비관리과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박씨는 입사한 이듬해인 1987년 이 승용차를 샀다. 생애 첫 차였다. 그는 1년 뒤 이탈리아 여행 당시 30년된 차가 잘 달리는 것을 보고 “나도 내 차와 평생을 함께해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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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박철명씨가 1987년에 출고된 ‘애마’ 르망의 운전석 문을 열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성능을 자랑하고 있다. 통영 연합뉴스
11일 박철명씨가 1987년에 출고된 ‘애마’ 르망의 운전석 문을 열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성능을 자랑하고 있다.
통영 연합뉴스




●“우리 가족의 역사 담긴 소중한 기록”

현재 운전석의 아날로그식 계기판 주행거리는 99만 866㎞를 가리키고 있다. 지구 둘레(약 4만㎞)를 25바퀴 돈 거리다. 박씨는 2008년에 더 이상 주행거리가 늘어나지 않도록 아날로그 계기판의 회로 장치를 차단했다. 100만㎞가 되면 숫자가 다시 ‘0’으로 되돌아 가기 때문이다. 그는 “주행거리는 지난 25년 동안 우리 가족의 역사를 담은 기록이기에 꼭 남겨두고 싶었다.”고 말했다. 박씨는 이 르망 승용차를 주로 출퇴근용으로 이용한다. 한 해 타는 거리는 평균잡아 1만~2만㎞. 계기판을 차단한 뒤 탄 거리를 합치면 지금까지 달린 거리는 최소 102만~105만㎞는 될 것으로 박씨는 추정했다.

●새차 못지않게 잘 달리고 큰고장 없어

낡아서 반으로 쪼개진 핸들과 내부 천장의 일부를 바꿨을 뿐 성능엔 큰 변함이 없다. 박씨는 “일반 국도나 고속도로에서 새 차 못지않게 잘 달리고 그동안 큰 고장도 한 번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청춘을 함께한 현재 직장에서 장비관리를 담당하면서 ‘닦고 조이고 기름치자.’는 업무 습관이 차량을 관리하는 데도 반영이 됐다.” 고 설명했다. 박씨는 차가 출고된 지 오랜 시간이 지나 대부분의 부품이 단종되는 바람에 틈틈이 정비소 등을 오가며 소모 부품을 미리 사두고 직접 정비를 하고 있다.

곧 정년을 맞는 박씨는 “차량이든 기계든 내 몸과 마음처럼 한결같이 아끼고 관리하면 오래 쓸 수 있다.”면서 “앞으로 30년은 더 넘게 더 탈 수 있을 것.”고 웃으면서 말했다.

통영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2011-08-12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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