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지의 저주’

‘촌지의 저주’

입력 2011-09-21 00:00
수정 2011-09-21 00:42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교과부 첫 촌지수수 감찰결과 공개 현금·식사 등 적발 교사 34명 징계

지난 2월 경기 성남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학부모 13명에게 고가의 명품 가방과 1000만원에 달하는 금품을 받은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아 논란이 됐다. 이 교사는 결국 법원으로부터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과 벌금 2000만원 등의 처벌을 받았다. 일종의 관행으로 여겨졌던 ‘촌지’ 문화에 대해 경종을 울리는 사건이었다.

이미지 확대
이 사건을 계기로 교육과학기술부가 올해 처음 실시한 촌지수수 특별감찰 활동의 결과가 20일 공개됐다.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김세연 의원이 교과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과 5월 두 번에 걸쳐 진행된 촌지 근절을 위한 감찰활동 결과 모두 40명의 교사가 적발됐고, 이 가운데 34명이 징계처분을 받았다.

지난 4월 4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된 1차 감찰에서는 33명의 교사가 적발됐는데, 이들은 각각 현금(2명)과 상품권(4명), 물품(16명), 식사(11명) 등을 제공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지난해 10월부터 7회에 걸쳐 182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서울의 한 교사가 중징계를 받았고, 경징계 7명, 경고 7명, 주의 12명 등 27명이 징계 처분됐다. 5월 2일부터 20일까지 진행된 2차 감찰에서는 7명의 교사가 학부모들에게 물품을 받아 적발돼 모두 징계를 받았다. 지난 5월 3일 145만 5000원 상당의 물품을 받은 대전의 한 교사가 중징계를 받았고 경징계 2명, 경고 3명, 주의 1명 등의 조치가 내려졌다. 1, 2차 감찰에서 경기 지역은 모두 13명의 교사가 적발됐다.



그러나 지역별, 적발 내역별로 징계 수준에 차이가 있어 징계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 2차 감찰활동에서 각각 중징계를 받은 교사들에 비해 더 많은 금품을 수수한 대전의 한 교장은 경징계에 그쳤다.

이 교장은 2007년부터 39회에 걸쳐 267만 5000원 상당의 금품을 받았다. 부산의 한 교사는 17만 8000원에 해당하는 물품을 받아 경징계 처분된 반면 전북의 교사는 20만원의 금품을 받았지만 경고에 그쳤다.교과부 관계자는 “교사에 대한 징계 처분은 각 지역 교육감의 권한”이라고 설명했지만, 촌지 수수에 따른 객관적인 처벌근거 마련의 필요성이 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2011-09-21 1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사법고시'의 부활...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1. 부활하는 것이 맞다.
2. 부활돼서는 안된다.
3. 로스쿨 제도에 대한 개편정도가 적당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