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감한 고3’ 300m 추격 끝에 좀도둑 검거

‘용감한 고3’ 300m 추격 끝에 좀도둑 검거

입력 2011-11-18 00:00
업데이트 2011-11-18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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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전주에서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이 300m를 추격한 끝에 좀도둑을 붙잡았다.

18일 전주 덕진경찰서에 따르면 박모(27)씨는 16일 오전 8시께 전주시 동산동의 한 분식집에 들어가 5천원 어치의 밥을 먹고 달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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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생명과학고등학교 3학년 이성일(18)군이 16일 오전 등교 중 좀도둑을 300m가량 뒤쫓아가 붙잡았다. 이군은 도둑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오른손 새끼손가락을 다쳤다. 연합뉴스
전주생명과학고등학교 3학년 이성일(18)군이 16일 오전 등교 중 좀도둑을 300m가량 뒤쫓아가 붙잡았다. 이군은 도둑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오른손 새끼손가락을 다쳤다.
연합뉴스
때마침 등교하던 이성일(18·전주생명과학고 3년)군은 분식점 주인 유모(49·여)씨가 “도둑이야”라고 소리치자 무작정 박씨를 뒤쫓았다.

당시 30여명의 학생이 있었고 기말고사를 앞두고 있었지만 이군은 이 소리를 듣고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300m가량 추격한 이군은 박씨를 붙잡았지만 박씨는 “가출한 뒤 배가 너무 고파서 밥만 훔쳐 먹었다”고 호소했다.

연민의 정을 느낀 이군은 박씨를 풀어줬지만 평소 알고 지내던 피해자 유씨가 “진짜 도둑이니 꼭 잡아달라”고 말하자 또 다시 추격전이 시작됐다.

결국 얼마가지 않아 박씨는 이군에게 덜미를 잡혔다.

박씨는 지난 달부터 이 분식점을 세 번이나 털었고, 절도 혐의로 두 차례 처벌받아 2년4개월을 교도소에서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이군은 “당시 발을 걸어 도둑을 넘어뜨렸고 범인이 달아나자 무조건 잡아야 한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키 185㎝에 64㎏의 호리호리한 체격인 이군은 태권도 3단과 합기도 1단, 주짓수(관절 꺾기나 조르기 등을 이용하여 상대방을 제압하는 브라질 무술) 전국대회 준우승 등 각종 무술로 심신을 단련했다.

이군은 박씨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오른손 새끼손가락의 인대가 늘어나는 ‘영광의 부상’을 입었다.

이군은 “불의를 보면 못참는 성격이라 그 상황을 모른척 넘어갈 수 없었다”면서 “앞으로 예술대학에서 실용음악을 전공해 국민에게 사랑받는 가수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경찰은 박씨를 절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이군에게 표창과 함께 신고보상금 30만원을 줄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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