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복구 90% 이상 진척
포격 이후 1년, 다시 겨울이 다가오는 요즘 연평도 주민들의 관심사는 단연 ‘주택 복구’다. 서부리·남부리 등에서 포격으로 무너진 건물 32동 중 13동의 복구가 마무리됐고, 이 중 일곱 가구는 입주를 마쳤다. 집이 속속 복구되면서 주민들은 연평초등학교 운동장에 마련된 임시주택을 떠나 새 보금자리로 거처를 옮기느라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한 주민은 “그래도 운동장 ‘비둘기집’에 정들었는데….”라며 뒤돌아서 삶의 자취가 남은 운동장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남은 주민들은 일상처럼 빨래를 널거나 화분의 화초를 가꾸면서도 들뜬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임시주택에서 조부모와 함께 사는 고성현(10)군은 “새 집에는 내 방이 따로 있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연평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북한의 포격 도발 1주년을 일주일 앞둔 지난 16일 인천 옹진군 연평도의 한 선착장에서 어민들이 그물에 걸린 꽃게를 빼내고 있다.
연평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연평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연평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연평초등학교 교실에서 옹진군이 마련한 ‘찾아가는 음악치료’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 50여명이 밀레니엄오케스트라 단원으로부터 바이올린을 배우고 있다.
연평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연평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연평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연평도 주민들이 포클레인 등 중장비를 이용해 1년 전 북한의 포격으로 크게 부서졌던 집을 복구해 새 집을 짓고 있다.
연평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연평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포격 이후 달라진 것은 더 있다. 마을버스가 매일 네 차례씩 마을을 돌며 주민들에게 교통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서해5도 특별지원법에 따라 주민들에게는 1인당 월 5만원의 정주지원금도 주어지고 있다.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연평초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음악치료’를 하고 있어 학교에는 바이올린이며 플루트 등 악기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지원에도 불구하고 불만은 남아 있다. 일부 주민들은 포격 당시의 충격으로 가옥 내부에 균열이 생겼는데도 보수 대상에서 제외됐다며 불평하고 있다. 또 연평도를 비롯한 서해5도의 내년 종합발전계획 예산 요구액 250억 5400만원 가운데 151억 4000만원이나 깎였다. 특히 노후주택 개량 사업비는 요구액 160억원 가운데 18%인 28억원만 책정됐다.
더 큰 문제는 치유되지 않고 있는 주민들의 정신적인 충격이다. 인천의 한 병원이 지난달 연평도 주민 149명을 검진한 결과 89명(60%)이 고위험군 또는 위험군으로 분류돼 많은 주민들이 정신적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평도 김학준·김소라기자 kimhj@seoul.co.kr
2011-11-19 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