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만 반짝 실적주의 성금

겨울에만 반짝 실적주의 성금

입력 2011-12-05 00:00
수정 2011-12-05 00:3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사랑의 온도탑 2180억·자선냄비 45억 목표

국내 최대 법정 전문 모금기관인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운영하는 ‘사랑의 온도탑’이 지난 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설치됐다. 지난해 성금 유용 파문에 사라졌던 탑이다. 2년 만에 다시 등장한 것이다. 모금회 측은 내년 1월까지 2180억원의 성금을 모으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1억 8000만원이 모일 때마다 1도씩 올라간다. 같은 날 서울광장에서 한국구세군 대한본영이 자선냄비 시종식을 가졌다. 올해 목표액을 45억원으로 잡았다. 국가지정 전문모금기관인 재단법인 ‘바보의나눔’도 올겨울 50억원의 성금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이미지 확대
성금은 사회 구성원의 온정이자 선행이다. 그러나 이들 단체들의 모금 목표액 설정은 ‘실적주의’처럼 비쳐지고 있다. 사랑의 뜻을 어디에 어떻게 나눠줄지보다 일단 많이 모으고 보자는 데 더 치중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왜 ‘겨울에만 반짝’ 성금 모금에 적극 나서는지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배분이 가장 필요한 시점에 이르러서야 본격적 모금활동을 시작하는 것은 시기상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바람직한 연중 기부문화 정착이 사회에 뿌리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이날 사랑의 온도탑 제막식에 참석한 인사들은 모두 ‘2180억원 목표달성’만 언급했다. 지난해 연말에 터진 공동모금회 비리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는 없었다. 투명한 배분에 대한 언급도 없었다. 이동건 공동모금회 회장은 “지난해 국민들의 온정이 부족해 94.2도(2112억원 모금)에 그쳐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는데 올해는 꼭 온정이 더 늘어나 100도를 채우길 바란다.”고만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00도가 넘어 온정이 펄펄 끓어 넘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진광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 이사는 이에 대해 “목표액을 설정한다는 것 자체가 모금의 목적이 순수하지 못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적은 액수의 기부라도 투명하게 적재적소에 유용하게 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성금 실적주의’ 때문에 자발적이어야 할 기부가 강제기부로 얼룩진 사례도 있었다. 지난 9월 대구시교육청은 기부문화 정착을 위해 대구공동모금회와 협약을 맺고 학생들에게 사랑나눔통장을 개설하도록 했다. 성금은 모두 공동모금회로 자동납부됐다. 전교조 등 교육단체들은 “성금유용 등 비리가 드러난 공동모금회를 신뢰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강제성 성금모금에 국민들의 거부감도 적지 않다. 직장인 최모(26·여)씨는 “수천억원에 달하는 그들만의 실적 달성을 위해서 내는 성금이라면 의미가 퇴색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공동모금회의 성금 유용 등 비리사태 이후 “성금모금 기관을 못 믿겠다.”는 기부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10월까지 공동모금회가 모금한 성금은 모두 1449억 5000만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모금액인 1620억 3300만원보다 10.5% 줄었다.

성금 모금을 겨울에만 집중하는 것에 대해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도움의 손길이 가장 필요한 시점은 겨울인데 지금 모으는 성금은 빨라야 내년에 배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체 측은 “예전부터 관례상 그렇게 해왔고, 추운 겨울에 시민들의 마음을 움직여 온정의 손길을 유도하기가 더 쉽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고진광 이사는 “12월, 1월에만 반짝하는 성금모 금보다 계절에 상관없이 연중 온기를 지필 수 있도록 꾸준히 기부하는 문화 정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구미경 서울시의원, 서울시·꽃재교회와 함께 마련한 어르신 여름잔치 ‘브라보시니어’ 현장 함께해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 소속 구미경 의원(국민의힘, 성동2)은 지난 23일 꽃재교회에서 열린 ‘제8회 브라보시니어’ 지역 어르신 초청 행사에 참석해 삼계탕 배식 봉사를 진행하고 따뜻한 인사말을 전했다. 올해로 8회째를 맞이한 ‘브라보시니어’는 서울시가 주최하고 꽃재교회가 주관한 2025년 서울시 종교계 문화예술 공모사업의 하나로, 총 1800만원의 서울시 예산이 투입된 지역 어르신 초청 행사다. 서울시는 종교시설을 거점으로 어르신들에게 영양 있는 식사와 문화공연을 제공하며 공동체 돌봄의 가치를 실현하고자 해당 공모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구 의원을 비롯한 김병민 서울시 정무부시장, 김성복 꽃재교회 담임목사 겸 감독 등 주요 내빈들이 참석했으며 김 부시장은 인사말에서 “서울시 예산이 지역 어르신들을 위한 따뜻한 손길로 실현되는 현장을 보니 매우 뿌듯하다”라며 “앞으로도 서울시는 어르신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복지정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현장에서는 뉴왕십리오케스트라의 연주, 꽃재망구합창단의 합창, 구립 꽃초롱어린이집 원아들의 율동 공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이어졌으며, 성동구와 중구 어르신 500여명이 참석해 흥겨운
thumbnail - 구미경 서울시의원, 서울시·꽃재교회와 함께 마련한 어르신 여름잔치 ‘브라보시니어’ 현장 함께해

2011-12-05 8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사법고시'의 부활...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1. 부활하는 것이 맞다.
2. 부활돼서는 안된다.
3. 로스쿨 제도에 대한 개편정도가 적당하다.
1 /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