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경찰청장 컴퓨터 경찰간부가 해킹’충격’

대전경찰청장 컴퓨터 경찰간부가 해킹’충격’

입력 2011-12-21 00:00
수정 2011-12-21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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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 및 작업내용 확인 가능 프로그램 설치 혐의”

지방경찰청장 집무실에 있는 컴퓨터를 경찰대 출신 간부가 해킹한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직속상관 뿐만 아니라 동료의 컴퓨터에 해킹프로그램을 깔고 불법도청을 시도한 것은 경찰 개청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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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21일 대전지방경찰청장 집무실에 설치된 데스크톱 컴퓨터에 해킹프로그램을 설치한 혐의(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등)로 지방청 소속 A 계장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대 3기 출신인 A 계장은 지난달 28일 취임한 이상원 청장의 컴퓨터에 도청을 비롯해 외부에서 작업내용을 원격 확인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설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계장은 지난 14일 오후 8시께 청장 부속실 근무자에게 “꼭 필요한 프로그램을 깔아야 한다”며 사무실로 들어가 청장이 사용하는 컴퓨터에 원격제어 프로그램과 녹음프로그램, 휴대용 마이크를 설치했다.

이어 15일 오전 A 계장 본인의 사무실에서 약 1분간 원격제어 프로그램에 로그인한 뒤 청장이 사용하는 외부망 컴퓨터에 아무런 권한 없이 접속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16일 오후 6시께는 청장의 컴퓨터가 교체된 사실을 알고, 같은 방법으로 청장 사무실에 들어가 해킹프로그램을 재설치하기도 했다.

A 계장은 17일 오전 청장이 일부 직원과 대화하는 것을 이 프로그램을 이용해 1분58초 동안 녹음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A 계장은 경찰조사에서 “청장의 의중을 미리 파악해 좋은 점수를 받아 승진인사에 이용하려고 해킹프로그램을 설치했다”고 진술했다.

2006년 경정으로 승진한 A 계장은 내년 총경 승진 대상에 오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이버수사대는 1만여건에 달하는 로그기록을 확인해 A 계장의 범행 사실을 밝혀냈다.

조사결과, 이 프로그램을 통해 모두 300개의 대화가 녹음됐고, A 계장이 자신의 컴퓨터로 옮긴 5개의 파일 가운데 1개 파일에는 청장과 부속실 직원의 대화가 담겨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청장은 컴퓨터 처리 속도가 늦어지자 지난 15일 부속실에 컴퓨터 교체를 요구했으며, 지난 17일 사이버수사대 요원의 점검 결과 해킹프로그램이 깔려 있는 사실이 밝혀졌다.

경찰은 지난 19일 A 계장을 직위해제한 뒤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고, A 계장은 변호사를 선임해 대응에 나선 상황이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해킹당한 컴퓨터는 외부망을 이용하는 것으로, 중요 비밀문서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 컴퓨터에서는 내부용 문서 작성 등 일체의 작업을 할 수 없고, 인터넷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청장실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는 등 보안을 강화했다”며 “모든 참모의 컴퓨터를 대상으로 도청 여부를 점검했지만 발견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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